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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 Apr 11. 2023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주절거림들-현재 편

오랜만에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인 ‘거북이는 의외로 빨리 헤엄친다 ‘를 꺼내봤다. 이 영화는 내가 별다른 감정소모를 하고 싶지 않으면서 잔잔한 영화를 보고 싶을 때마다 꺼내보는 영화이다. 영화는 2005년에 나온 영화답게 그 시절 일본 영화의 감성이 잔뜩 담겨 있다. 흔히들 말하는 일본특유의 영상미와 분위기로 인해 영화의 재미는 배가 된다. 또한, 주인공인 '우에노 주리'의 풋풋했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이다. 일본영화 중에는 이렇게 큰 사건사고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영화들이 많은데 난 이 영화도 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 영화는 아주 평범한 주부인 '스즈메'가 어느 날 스파이가 되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스파이란 것이 스즈메의 평범한 일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라는 점이 여느 스파이의 영화와는 다른 점이다. 영화는 90분의 시간 동안 큰 기복 없이 내용이 전개된다. 그러나 그 안에 잔잔한 재미들이 담겨 있어 영화를 보는 내내 미소가 지어지는 영화이다.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라도 본인만의 삶이 존재하고, 자기 인생에서의 주인공이다. 평범해 보이는 사람도 언제든지 주인공이 될 수 있다'라는 메시지가 느껴진다. 나 또한 이 영화에서 처럼 평범하다의 기준은 없으며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섣불리 평범하다고 평가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평범'이라는 단어는 우리가 평소에도 흔하게 쓰는 단어이지만 이렇게 자세히 들여다보면 굉장히 상대적이고, 정의하기 어려운 모순적인 단어가 아닌가 싶다. 어떠한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평범해 보일 수도 있는 것이,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굉장히 유별나게 보일 수도 있는 것이 이 '평범'이기에 누구 눈에 비치느냐에 따라 '평범'이라는 단어는 순식간에 뒤바뀌어버린다. 그래서 이 영화는 항상 내가 남들처럼 평범하지 못한, 유별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혹은 내 인생이 너무나 잔잔하고 단조로운가 라는 생각으로 의기소침해진 내 마음을 위로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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