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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름 May 04. 2023

살아갈 수밖에 없는 삶

내가 살아가는 방식(2023/04/27의 기록)

문득 나는 나의 삶의 의미가 궁금해졌다. 아니, 문득이 아니다. 나는 항상 나의 삶의 의미에 대한 생각을 한다. 나는 왜 사는 것일까. 이 기본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질문. 나는 무엇을 위해, 무엇 때문에 살아가는 것일까. 나의 삶의 원동력은 무엇이며, 인생이란 무엇일까.


어떨 때는 삶이란 것이 너무나 무겁고 고단하여 죄인에게 내려주는 형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과거에 지은 죄가 너무나도 크고 무거워 그 죄를 달게 받으라고 인간으로 태어나게 한 것은 아닐까. 그리하여 우리 모두 과거의 죄로 인해 사람으로 태어나 그 형벌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닐까.


누군가 내게 ‘너는 왜 사니?’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지금의 나는 ‘그저 태어났으니까’라는 대답을 할 것 같다. 죽지 못해 살아간다 라는 말이 있듯이 나 또한 정말 그렇다고 느낄 때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너무나도 많다. 아마 나와 같은 생각을, 대답을 하는 사람들이 분명 많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럼 우리는 살기 위해서가 아닌 죽지 못해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인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은 정말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키지 않았을까 싶다. 책의 제목처럼 우린 순간순간의 힘듦으로 죽고 싶다가도 정말 별 거 아닌 사소한 것들에 의해 다시 삶을 이어나가고, 또 아무렇지 않게 밥을 먹고, 웃고 떠들며 그 순간순간들을 극복해 나간다. 결국 이런 소소 하지만 작은 것들에 의해 우리는 계속해서 삶을 이어 나갈 수 있다.


나도 삶이 힘들다고 느껴질 때, 삶의 이유에 대한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하고 우울해질 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인 마라탕을 먹으러 가면 그런 생각과 감정이 언제 있었냐는 듯이 눈 녹듯 사라지고 없어진다. 그렇게 나는 친구와 함께 먹은 마라탕으로 또 삶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럼 결국 이 사소한 것들이 모여 사람을 구한다는 생각이 든다. 유독 힘들었던 오늘, 계속해서 부정적인 방향으로만 삶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럴 때 침대에 누워 가장 좋아하는 가수의 노래를 들으며 가장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으면 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일상적인 나로 되돌아온다. 그렇게 이번에도 사소한 것들에 의해 나는 위로받고 현재를 살아간다.


항상 사람은 살아가면서 끊임없는 삶에 대한 생각, 삶의 궁극적인 목표 혹은 삶의 이유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지만, 이것은 어쩌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인간이라면 모두들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런 불가항력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 또한 그런 인간이라 어쩔 수 없이 그런 생각들로 인해 삶이 괴롭고 복잡하지만, 그래도 ‘사월이’에게 물을 줘야 하고,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를 봐야 하고, 좋아하는 가수의 신곡을 들어야 하며,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읽어야 하기 때문에 나는 그래도 살아가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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