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으로 꿰매다

— 그리움, 슬픔, 그리고 인내의 실로 —

by 김기수

빛으로 꿰매다

— 그리움, 슬픔, 그리고 인내의 실로 —


그리움 위에 슬픔을 겹쳤다.

시간이 지나도 마르지 않는 기억은 늘 젖은 채로 마음 한구석을 적시고 있었다.

어느 날은 그리움이 더 짙고, 어느 날은 슬픔이 더 무거웠다.

두 감정은 마치 오래된 천처럼, 서로에게 스며들어 구분할 수 없을 만큼 하나가 되었다.


처음엔 무너졌다.

아무것도 붙잡을 수 없을 만큼 마음이 흐트러졌고,

붙잡으려는 순간마다 더 멀어져가는 잔상 속에 주저앉곤 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은 참 묘하게도,

무너지다가도 다시 스스로를 꿰매기 시작한다.


인내라는 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하는,

마음의 가장 깊은 자리에서부터 천천히 피어나는 힘.

무심히 지나가는 하루 속에서도, 그 실은 쉬지 않고 마음의 틈을 꿰맨다.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피가 나지만

그 실은 결코 손을 놓지 않는다.


나는 그렇게 나를 꿰매는 법을 배웠다.

지워지지 않는 그리움도,

말없이 자라는 슬픔도

온전히 나의 일부라는 것을 받아들이기까지

오랜 계절이 걸렸다.


울지 않으려 애쓰던 날들,

말없이 웃던 날들,

무언가를 애써 잊기보다

그저 그 자리에 두고 바라볼 줄 아는 법을 배워갔다.

그래서 그리움도 이제는 나를 찢지 않고,

슬픔도 이제는 나를 무겁게 하지 않는다.


내 마음에 난 상처들마다

빛이 흐르기 시작했다.

그건 갑자기 찾아온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스스로를 꿰매며 만들어낸 작은 기적이었다.


그리움은 더 이상 아픔이 아니고,

슬픔은 더 이상 멈춘 시간이 아니었다.

인내가 그 모든 것을 꿰매고

그 실밥 사이로 스며든 작은 빛 하나가

나를 다시 살아가게 했다.


빛은, 언제나 가장 조용한 방식으로 도착한다.

눈부시게 오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그리고 따뜻하게,

나를 꿰맨 자리를 따라 천천히 퍼진다.



마무리의 말 — 인내의 실로 꿰맨 마음에게


무너진 마음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그리움이 슬픔을 삼키지 않도록 꿰맬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을 통해 빛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을,

나는 이제 조금 알게 되었습니다.


인생은 매일 꿰매는 일의 반복일지 모릅니다.

흠 없이 살 수는 없지만,

그 흠을 꿰맨 실밥마다

빛이 흐르게 만들 수는 있습니다.


지금, 당신의 마음에도

한줄기 빛이 머물고 있기를.

조용히, 따뜻하게,

잊지 않게, 꿰매진 그 자리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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