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도 그늘 아래, 모나코

by 김기수


아래는 「Jean François Maurice - Monaco (28° à l’ombre)」의 감성과 가사 분위기를 반영해 만든 서정적 산문시입니다.

한 여름의 풍경과 그 속의 그리움을 감성적으로 담아, 프랑스 샹송 특유의 여운과 함께


28도 그늘 아래, 모나코


그날의 하늘은 바다가 되어

모든 빛을 가만히 가슴에 품고 있었다.

모나코, 지중해를 따라 흐르는 여름의 도시.

그리고 그날의 온도,

정확히 스물여덟 도였다.


나는 그늘 아래 앉아 있었다.

모든 게 너무도 조용했다.

하늘도, 바람도, 바다도.

그곳은 더 이상 누군가와의 약속이 아니라,

지나가버린 여름의 마지막 문장 같았다.


“이곳은 아직도 스물여덟 도야.”

누군가 내게 속삭였다.

그 목소리는 아주 오랜 시간 너머에서 왔다.

마치 어떤 감정이 시간이 되어 돌아오는 것처럼,

어느 날 갑자기, 너무도 선명하게.


당신은 그 여름을 기억하나요.

모나코의 하얀 골목,

붉은 지붕 아래 햇살이 내려앉던 정오,

그리고 우리가 아무 말 없이 걸었던 해변의 모래.

우리는 아무 약속 없이 그날을 살았지만

지금도 나는 그 하루를 기억하며 살아간다.


프랑스어로 속삭이던 당신의 목소리가

지금도 내 귓가에 맴돌고 있어요.

“Je t’aime,”

“Ne m’oublie pas.”

그 말들이 바람을 따라 내 심장에 닿을 때마다

나는 다시 그 여름의 중심으로 흘러간다.


그때 우리는 뜨겁지 않게,

그러나 차갑지도 않게

딱 스물여덟 도의 감정으로 사랑했다.

물결처럼 잔잔했고

햇살처럼 은은했고

그러나 결국은 그늘처럼 사라져버렸다.


지금 나는 모나코에 혼자 와 있어요.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풍경 속에서

변해버린 건 우리뿐이라는 걸 알게 됐죠.

시간이 흐른 건지, 우리가 떠난 건지

구분할 수 없는 오후 세 시.


당신 없는 이 도시엔

기억만이 걷고 있어요.

당신이 앉았던 벤치엔 그늘이 드리우고

당신이 마셨던 잔엔 햇살이 비쳐요.

사랑이 사라지고, 여름이 물러나고

그 모든 틈에, 내가 남았어요.


혹시 지금 어디에서

당신도 이런 여름을 기억하고 있나요.

같은 시간 속에 있었던 우리,

같은 온도 속에서 서로를 바라보던 눈빛.

그건, 사랑이 아니라

추억이란 이름으로 남게 될 운명이었는지도 모르겠어요.


모나코.

28도.

그늘.


그 세 단어로만도

당신을 부를 수 있는 여름이었어요.


이 곡은 1978년에 발표된 프랑스 샹송으로, 여름의 정취와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특히 남성의 내레이션과 여성의 코러스가 어우러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참조: https://youtu.be/gwYV9kmBJ1g?si=poAmsx87JVvaclhb

keyword
월요일 연재
이전 04화모노드라마: 《밤과 아침 사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