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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환 Jun 26. 2023

전형을 벗어나 보자

오프센터 다이얼처럼

길 가는 사람 아무나 붙잡고 손목시계를 그려보라 해보자. 열에 아홉은 원형 케이스를 그린 후 가장자리에 열 맞춰 12개의 아워hour마크를 채워넣을 것이다.


전형典型을 깨는 덴 용기가 필요하다. 부담이 뒤따르기 때문인데, 오프센터 다이얼은 브레게가 써내려간 대담한 역사 중 하나.


한두 세기 이상의 역사를 갖고 있는 시계 브랜드에 모방을 논하는 건 의미가 없다. 디자인은 순위보다 흐름이 중요한 영역이라서다. 글라슈테 오리지널의 파노pano 컬렉션은 시계를  신선한 시각으로 해석했다. 랑에운트죄네와 역사를 공유하는 GERMANY MADE이자 과거 동독의 기업 병합으로 탄생한 GUB는 글라슈테 오리지널의 전신. 글라슈테 지역에서 생산되었다는 것을 의미하기 위해 ‘오리지널’이 붙었다고. 내가 2000년부터 부모님의 식구가 된 것처럼 글라슈테 오리지널도 2000년부터 스와치그룹의 식구가 되어 오늘날까지 멋진 시계들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끌리는 건 파노매틱 루나. 문페이즈 기능을 탑재한 어느 시계보다도 매력적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내게  달의 위상은 중요한 정보가 아니지만 심미적 기능은 가히 최고.


사회는 은연 중에 전형을 강요하곤 하는데, 파노 컬렉션의 오프센터 다이얼처럼 뻔함을 벗어나는 것도 삶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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