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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현환 Aug 17. 2023

‘레트로그레이드’가 뭔가요?

바쉐론 콘스탄틴 패트리모니

오늘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손목시계의 형태가 고안된 건 한 세기 전 무렵. 인류와 함께해 온 지 1백 년이 넘었는데, 태초의 외형이 오늘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시계의 다양한 매력 중 하나다.

디자인을 고수해 온 이유 중 하나는 형태에 대한 제약이 상당했기 때문. 착용이 목적이다 보니 크기는 손목의 너비를 넘어서지 않아야 했고, 적당한 무게를 유지해야 했으며, 액세서리의 성격이 강해지면서 과감한 시도는 외면의 사유가 될 수도 있었다. 고충에 둘러싸인 시계 디자인에 변혁을 기대하는 건 어쩌면 우리의 알량한 욕심일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많은 시계 브랜드는 외형에 치중하기보다 디테일에 힘썼고, 앞선 욕심이 기우라는 걸 역사를 통해 증명해 보였다. 시계의 모양보단 다이얼의 질감에 집중했고, 케이스의 크기에서 혁신을 보이기보다는 한정된 넓이의 둥근 필드를 어떻게 채울까 고민하며 비약을 꿈꿨다.

결과는 성공적이었고, 완벽한 소구의 중심엔 ‘레트로그레이드’가 있다. ‘레트로그레이드’는 부채꼴 형태로 시곗바늘이 왕복 운동을 하는 시계의 기능이다. 사진 속 서양식 연립 맨션의 승강기에서나 볼 법한 레트로그레이드는 #바쉐론콘스탄틴 의 #패트리모니 에 탑재되어 날짜와 요일을 표시한다. 패트리모니patrimony는 유산을 의미하는데, 레트로그레이드 데이-데이트 기능과 이 시계가 만들어내는 고혹미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유산일 뿐만 아니라 시계사의 유산. 이름 참 잘 지었다.


패트리모니든 트래디셔널이든 우린 내년에 꼭 만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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