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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삭임

by 봄햇살


"속삭임/ The whisper", wooden pieces and paper, COPYRIGHT 2025. BOM All rights reserved.



나는 끝내

바닥에 떨어지고

갈가리 찢겨

산산조각이 되었다고

울부짖으며


원망과 억울의

강을 건너

마침내 도착한 곳에서

보았다

처음부터 조각이었던 나를


시간의 섬마다

모양도 빛깔도 다른 조각이었다가

밉거나 곱거나

저마다의 의미인 채로

조각조각의 내가 퍼즐처럼 모여


마침내 진짜가 되는 거라고

나인채로 존재하는 이유를

알게 되는 거라고

나를 살리며 당신이

뜨겁게 속삭여 주었다






완전히 부서지고 무너져서

다시는 평온했던 일상으로 돌아가지 못하겠구나

생각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버티는 것밖에 없었던 날들을 지나

이제는 그 시간의 의미를 알 것도 같아요.


곱고 사랑스러운 나도

망가지고 부끄러운 나도

모두가 나라는 것을

나는 처음부터 정해진 것이 아니라

그렇게 채워지며 되어가는 것임을요.




"속삭임/ The whisper", wooden pieces and paper, COPYRIGHT 2025. BOM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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