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라는 오지의 숲을 탐험 중입니다>
사랑하기 때문에 바라는 것들이 있다.
특히나 관계의 선이 불분명한 '가족'이라는 공동체는 부모와 자녀라는 관계에서 이 분명하지 않은 선 안에 이뤄지는 수많은 것들이 얽히고설켜있게 된다. 그리고 A, B, C, D....라는 보이지 않는 수많은 조건들이 '가족'과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나열되어 있다.
사랑해서 하는 말들, 사랑해서 바라는 것들, 사랑하기 때문에 해야 하는 것들 등등
이 모든 조건은 부모가 자녀에게 또 자녀에게 부모에게 교차하며 때로는 서로에게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결국은 대게 깊은 상처를 남기게도 한다.
인간은 부모라는 첫 세계를 만나 이를 토대로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고 자신의 이미지를 그리게 된다.
부모의 사랑은 무조건적인 사랑이라 하지만 무조건적인 사랑이라는 멋진 희생문구 안에는 사실 여러 가지 비밀스러운 조건들이 부모의 말과 행동에 녹아져 자녀에게 흐른다.
하지만 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관계에 상처를 받을지라도 결국은 그것을 감수하게 되는 결론이 '사랑'이 되는 것이다.
이 사랑이 가능한 이유는 많고 많은 조건을 이기는 것이 바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손녀딸에게 30대 중반이 된 나의 이야기를 하는 엄마의 고정 레퍼토리는 어릴 적 가난해서 장난감하나 제대로 된 것 사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말이다. 이 말은 내게 상처이다. 그 말은 들으면 어린 시절 장난감하나 내 맘대로 가지지 못한 나의 슬픔이 떠오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내가 엄마를 사랑하는 이유는 내게 필요한 것을 사주지 못한 엄마이지만 내 옆에 존재해 준 엄마가 있기에 나는 엄마를 사랑한다.
내 맘대로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가장 가까운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이 참 많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 부부의 관계, 자녀와 자녀의 관계 등 하지만 우리가 사랑 안에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은 서로의 존재가 서로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서로 존재함으로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살아간다. 수많은 조건보다 중요한 것은 서로의 존재가 등불처럼 우리 인생을 밝혀주기 때문이다.
네가 존재하는 이유,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오늘 그리고 앞으로 서로의 손을 잡고 힘을 느낄 온기가 존재한다는 것 그것이 그 어떤 조건보다 위대하다는 것을 기억하며 나아가길 바란다.
오늘 너와 나 스스로를 힘들게 한 조건들이 생각난다면 두근두근 심장뛰며 함께한다는 존재 자체에 감사하며 하루를 마무리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