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라는 오지의 숲을 탐험 중입니다>

2. 첫째의 질투심(사랑받는 존재에서 사랑하는 존재로)

by 이지
탐험일지: 첫째의 질투심


첫째와 둘째는 5살 터울이다. 터울이 조금 있는 편이라 긴 시간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던 첫째의 질투심이 심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이 있었다. 어느 정도의 질투심은 있지만 격할 정도로 동생을 귀여워하며 애정을 표현해서 다행이라 여겼는데 그녀의 질투심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남편과 나도 둘 다 첫째여서 그 마음을 이해는 하지만 (사실 지금은 둘 다 어렸을 때 동생에 대한 질투심이 별로 기억이 안 난다.) 무조건 둘째보다 첫째 우선으로 하자는 초기의 다짐과는 다르게 첫째를 나무라게 되는 상황이 생기고 첫째에게 관심을 주어도 이전과 다르게 엄마 아빠 중 한 사람은 동생에게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힘들게 느껴지는 듯하다.


하원 후 항상 동생을 안고 있는 나를 보면 시무룩한 얼굴로 들어올 때가 많고, 부쩍 짜증과 울음이 많아졌다.

오늘은 "엄마 아빠는 늘 동생만 돌봐주잖아! 나를 반겨주지는 않잖아!" 하며 눈물을 삼키는 첫째의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이 물밀듯 찾아왔다.


그 어떤 공감도 위로도 타이름도 통하지가 않는다. 첫째도 나름대로 인생의 쓴맛을 느끼고 있다.


최선이라는 이름으로


완벽한 부모가 없듯이, 완벽한 자녀도 없다. 우리 모두 각자의 삶에 최선을 다해 살아갈 뿐이다.

둘 이상의 자녀를 키우는 것은 한 명을 키우는 것과는 또 다른 예측 불가능한 상황들이 발생한다.


첫째의 질투 갑작스러운 눈물과 짜증, 남편이 없을 때의 독박육아, 둘째의 이유를 알 수 없는 울음, 원더윅스 등등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나의 평정심을 깨뜨린다.

하루 종일 지친 흔적이 몸과 마음에 얼룩덜룩. 몸은 몸대로 마음은 마음대로 욱신거리고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나는 매일 아침 눈을 뜨며 생각한다. "하루의 시작이다. 자, 육아모드 풀가동!" 멘탈을 부여잡는 나만의 의식인듯하다. 신기하게 마음가짐을 하면 없던 힘이 솟아오른다. (이 정신승리로 모든 부모들이 힘든 육아의 과정을 해나가는 것 같다)


매일 주어진 하루에 최선을 다할 뿐이고 그 시간이 쌓이며 나의 연약한 근육이 키워진다.

하고 싶지 않아도 해야만 하는 모든 상황들은 나에게 희생, 인내, 성실, 사랑이라는 다양한 모양으로 나를 훈련시키고 성장시킨다.


최선을 다하지만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다.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모르겠고, 좋은 것을 주고 있는지 매번 의심된다. 너에게 세상 전부일 부모라는 내 존재가 끊임없이 의심된다. 하지만 나를 '엄마'라는 존재로 살아가게 해주는 아이들이 있기에 나는 나를 의심할 수 없다. 하루에도 수십 번 불리는 '엄마', '아빠'라는 이름이 우리의 존재를 끊임없이 상기시키게 만든다.


사랑받는 것에서 사랑하는 것으로

사랑을 받는 존재에서 사랑하는 존재로 우리는 그렇게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를 부둥켜 지낸다.

질투심에 눈물짓는 첫째도 결국은 사랑을 나누는 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서로의 사랑을 나누고 쌓으며 흘려보낸다. 사랑을 받고사랑을 주는 것은 누군가에 도움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생을 살며 겪게 되는 모든 일련의 과정이 결국 사랑을 받고 사랑을 하기 위한 것은 아닐까?


서로에게 자양분이 될 이 귀한 찰나의 순간들을 나는 오늘도 한걸음 한걸음 밟아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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