_혼밥 하다 셰프 됨
알고 보니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사람인 것 같지만
나는 그녀의 환한 미소를 기억하고 있으니까
그 얼굴을 기억하고 있는 한
나는 그녀에게서 손을 뗄 수 없겠다.
사람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아니 오히려 흥미진진한 표정을 하고서
그녀 이야기 말고 무슨 할 얘기가 있냐는 듯이
즐거워 보인다.
하지만 나는 의아하다.
그들의 무례한 호기심이..
그런 사람들은 언제나 이런 식으로 접근한다.
'아무한테도 말 안 했는데 말이야..'
비밀을 털어놓듯
특별한 사이인 것처럼 접근해 오지만
사실 그런 사람들이 가장 수상쩍은 법이다.
나는 그런 식으로 말하지 않아서
질려 버렸을까..
재미가 없는 사람..
속을 알 수 없는 사람..
마음에 드는 말은 아닐지라도
그래 그것도 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될 수 있는 한 공정하고 싶고
선의를 지키고 싶다는 나의 소신이
사람들에게는 따분하고 허영스럽게 보일지라도
나이가 들어가면서
늙어가는 주름, 나빠지는 기억력 사이에서
그나마 더 나아진 것이 있다면
분별력과 선하고자 하는 마음이니까
지켜내고 싶달까.
누군가에 대해서
'저기 이건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로
시작하기보다는
최근 충격받았던 책 이야기를 하고 싶고
그렇게 더울 때는 언제고
온수 매트를 꺼내야 할 정도로
갑작스러워진 날씨 탓이나 하면서
'중2가 무서웠던 건 시험기간인데도
공부를 하지 않아서 무서운 거였어'
싱거운 웃음을 터트릴 수 있는 사이.
기온이 진정된 것에 안도하고
어김없이 시작되는 가을에
변함없는 않는 감탄을 자아내면서
될 수 있으면
자주자주 기쁨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
일일이 더더군다나 그다지 옳다고 생각지 않은 일에
비굴하게 맞추고 살 정도로 우리가 시간이 많은 것이 아니다.
돌아보라, 벌써 10월 중순, 곧 연말이 코앞이다.
어제의 모임이 꽤나 피곤했으므로
나는 오늘의 혼밥이 그 어느 때보다 즐겁습니다.
기분을 끌어올릴 겸 준비한 브런치와 차 한잔(커피든)
온전히 내 것으로 차려진 한상을 보면서 행복합니다.
<브런치 같이>
1. 호밀빵이 바싹 구워지는 동안 다른 팬으로는 베이컨과 계란프라이를 만든다.
2. 발사믹과 꿀, 올리브 오일을 넣은 소스를 만들어 두고
3. 베이컨, 계란프라이 얹고 소스를 끼얹는다.
4. 다른 빵에는 오븐에 같이 구운 방울토마토와 소스
5. 마지막 빵에는 디저트용으로 크림치즈를 바르고 과일을 얹어주면 플레이트 완성!
*어쩐지 기분이 날 때 평상시보다 조금 더 정성을 들여 담아내다 보면
아, 주말에 가족에게 이렇게 해줘야지, 친구들을 초대해 볼까 하는 마음으로 이어져서 더 좋은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