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는 여러 가지 이벤트가 있다.
연말 회식, 지인들과의 송년회, 연말 보너스, 크리스마스, 남편 생일, 그리고 이번에 처음 받아본 다면 평가 결과...
12월 중순인가, 한 해를 마무리 짓느라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 팀장님으로부터 다면 평가를 시행하라는 메일을 하나 받았다.
내용은 한 12가지 항목에 대해(업무 전문성, 업무 적시성, 업무 추진력, 팀 활성화 등등) 팀원들과 본인을 수치로 평가하고, 세부적으로 각 항목에 대해 서술형으로도 평가를 하라는 것이었다.
회사를 꽤 오래 다녔다고 생각했는데, 팀원 평가를 해 본 적은 처음이었고, 생각보다 쉽지가 않았다. 늘 평가를 받는 입장에서 누군가를 평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머리를 싸매고 고심을 하게 만들었고, 팀원들이 날 어떻게 평가할까 궁금하기도 했지만 불안하기도 했다. 예전에도 한 번 언급했지만 팀원들과 난 성향이 매우 다르고, 보통 내가 하는 업무는 다른 팀원과 연관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렇게 팀원 다면 평가를 완료했고, 2주가 지난 지금 팀장님으로부터 다면 평가 결과를 전달받았다. 팀장님의 말을 요약하자면, 난 업무 전무성은 최고점을 받았고, 팀 활성화 부분, 추진력, 책임 등에서 약간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한다. 뭐, 그럴 수 있지 생각은 했지만, 좀 당황스러웠다. 왜냐면, 난 추진력 하나만큼은 자신 있는 사람이고, 팀 내 새로운 프로젝트는 전부 내가 추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왜?? 무엇보다 다면 평가에서 난 자신에게 다른 항목은 몰라도 추진력과 책임은 최고점을 줬기에 더 당황스러웠다.
팀장님도 보통 이런 결과가 나오면, 그 부분은 이렇게 보강해 보자 제안이라도 하는데, 추진력과 책임 부분이 낮게 나온 게 전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하셨다. 그래서 결론은 팀원과 내가 융화가 덜 되었다, 팀원들이 나를 잘 모른다고 볼 수 있다고.
팀장님 왈 "근데 ○○아~ 팀원들과 융화하라고 네게 술을 권할 수도 없고, 담배를 피우라할 수도 없고. 그냥 넌 너의 길을 가는 게 맞겠다. 그렇다고 팀원과 사이가 나쁜 것도 아니니까. 다만, 조금 더 성장한다면, 너의 일을 하면서도 팀원들 일도 조금씩 봐줄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렇게 나름 충격적인 다면 평가가 끝났다. 뭔가 팀원들에게 아주 조금 서운하지만 내가 내 일에만 집중했고 그들과 거리를 좁히려는 노력은 하지 않았기에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이후 숙제는 앞으로 어떻게 날 조금 더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
일단은 내 할 일이 벅차지만 올해는 팀원이 힘들어할 때 손을 내밀 수 있는 선배가 돼야지.. 가끔 밥도 사줘야지.. 다짐해 본다.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