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었던 비 오는 어느 봄날의 풍경
여느 날과 달리 오늘은 일찍 출근했다.
춥지 않고 차분한 아침 지하철에서 나와 사무실 가는 길에 느낌 봄의 향기 이제야 내가 봄을 느끼는 바보 같다는 생각과 함께 봄날의 과분한 아름다움을 본다.
세상살이가 뭐길래 이런 조금은 지저분하다는 젖은 길 조차 오늘은 아름답게 느껴지고 소설 소나기에서 느낀 감성이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오늘 알지 못하는 집 담장에서 넘어온 잎들은 따스한 하루를 만들고 내 마음을 차분하게 한다.
며칠 전 먹었던 독한 소주의 향기가 내 몸에서 완전히 빠진 느낌이고 봄의 기분 좋은 태초의 향기가 내 몸을 감싸는 느낌이다.
아 잊었구나 뭘 그렇게 잘살라고 하는 생각들이 나를 감싼다. 아파트 아스팔트 속에서 정신없었던 내 기억 속에 다시 생각나는 유년시절 넝쿨로 바구니를 만들어 선생님께 선물하고는 교무실에서 부끄러워 나왔던 내 중학교 시절의 생각들이 지나간다.
그리고 아이들이 귀여운 우산을 들고 학교로 간다.
꼬마들이 왠 아저씨가 따라오나 생각했던지 돌아보곤 그냥 간다.
조잘조잘 행복한 이야기들이 나를 더욱 행복하게 한다
내 귀에 꽂혀 있던 이어폰을 자연스럽게 뽑고 같은 걸음에서 이 길을 걸어가는데 마냥 행복하다.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흑백 화면만 나오던 시절 집에서 학교로 갈 때 비닐우산 가지고 가던 생각들
대나무에 비닐우산 집에 올 때는 대나무만 남았던 그 우산이 오늘 다시 눈가에 속삭인다.
다시 돌아가고 싶다. 아버지를 아빠로 부르며 안길수 있었던 시절로 가고 싶다.
사랑이 세상의 최고라 여겼던 시절 이전으로 친구가 좋아 아이들이 좋고 그리고 길가에 돌멩이로 하루 종일 친구와 놀 수 있던 행복한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시 눈앞에는 담 넘어 보이는 이쁜 꽃들 노란 꽃 오늘 같은 봄비에는 장미보다는 이런 꽃들이 더 아름답게 보인다.
노안으로 흐리게 보이는 이 나이에도 오늘은 모든 게 선명하게 보인다.
내가 그렇게 살았구나 그리고 세상은 바뀌었지만 사람이 바뀐 것이지 세상이 바뀐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집에 가고 싶다. 우리 딸과 함께 이 길을 걷고 싶고 할아버지 이야기와 세상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
사랑하고 싶다. 사람과 사랑하는 게 아니고 이 세상과 사랑하고 싶다. 내가 나 자신을 버려야 된다는 생각을 버렸던 아름다움의 느낌을 다시 느끼고 싶다.
아침이 그대로였으면 좋겠다. 모든 게 선명하고 아름다운 이 아침 내가 눈을 떠자 세상이 내 눈으로 들어오는 이 행복한 시절
시끄러운 음악보다는 빗소리를 듣고 싶고, 아이들의 조잘 거림을 듣고 싶다.
이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학교에 가는 게 즐거운 이 아침 출근길에 모든 생각을 봄비는 씻어 버리고 아름다운 자신을 보라는 듯 너무 선명하게 내가 다가온다.
담을 넘어 풍기는 이 덩굴과 꽃들이 내 출근길을 아름답게 만들어 준다. 오늘은 행복할 것 같다.
그리고 잊고 싶지 않고 중학교 이후 느끼지 못한 내 마음속 깊은 속의 이야기를 나는 듣게 된다.
뭐하려고 그렇게 살았냐고 그리고 이제 행복하지 앞으로 행복해야 돼, 난 널 잊지 않았어.
왠 시리 40대 중반에 눈물이 난다. 아름다움에 취해 메마른 가슴속에 행복한 봄비가 젖어들면서 나도 모르는 아픔을 느낀다. 메마른 흙이 다시 진흙이 될 때까지 깊숙하게 내 마음을 젖신다. 그리고 너무 아프다. 마음이 너무 아파 죽을것 같지만 점점 따스해진다. 젖은 흙이 되기까지
누가 들어와 메마르고 거친 마음에서 다치는 날카롭고 거친 마음 잔인한 내 마음이, 이제 누구나 들어와도 진흙같이 감싸줘라는듯 깊숙하게 들어온다. 따뜻하고 상처도 아프지 않는 그런 부드러운 마음으로..
사랑도 돈도 세상도 이 아름다움에 얼굴을 들지 못할 것 같다. 사랑한다. 오늘도 사랑하자. 내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