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옷으로 나를 따듯하게 입히던
그 겨울이 떠나간다
눈 내리던 역에서 따듯했던
너의 손길을 가지고 오던 그 겨울
나무들이 쉴 수 있게 자장가를 불러주던 그 겨울
눈비 내리던 그날 창밖을 보며
몽글몽글한 거품 한잔
깊은 밤 속 그치지 않는 푸른 비
웃음을 한 곳에 모이게 해 준 따스한 그 겨울
눈 대신 물이 녹아 구름을 만들어
너를 불태워가니 이제는 나를 떠나
저 멀리 여행할 준비를 하나 보다
이제는 바람처럼 다가와 별을 훔쳐
문을 막을 산을 만드는 그 봄이
모두를 추위에 떨게 하는 봄이 오겠지
봄은 차갑다. 앙칼진 너는
바람을 불어 연못과 나무를 흔들겠지
그렇지만 너의 바람은
바보같이 시간을 흘려버릴 테고
나무는 꽃을 들어 빛을 발라 향기를 그리겠지
봄의 차가움 속에서 바다를 품에 안고
시간 속에서 헤엄치다 보면
따스한 꿈같던 네가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