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짐볼로 아기를 재웁니다

둘째가 6개월이 된 얼마 후부터 나는 짐볼에 앉아 아기를 재운다. 허벅지에 집중하며 살짝 앉았다 일어서면 짐볼은 위아래로 통통 움직인다. 몸무게가 상위 1%인 작은 거인은 내 품에서 짐볼의 반동을 느끼며 잠드는 셈이다.



원래는 아기띠로 안고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 흔들며 재웠다. 둘째가 11kg에 도달한 후부턴 재울 때면 왼쪽 무릎이 바늘에 찔리는 듯한 통증이 간헐적으로 왔다. 근데 이번엔 좀 달랐다. 이틀 후엔 오른쪽 무릎도 아팠다. 양 무릎의 통증은 이틀에서 3일, 3일에서 5일, 그러다 일주일 동안 지속되었다. 여태 무릎 통증이 오래 지속된 적이 없었던 나로서는 걱정이 앞섰다. 안고 재우기를 멈춰야 할 순간이라는 걸 직감했다. 이러다 내 몸은 혹사당하겠구나 싶었다.



그럼에도 수면교육에 돌입하긴 귀찮았다. 퍼버법, 쉬닥법, 안눕법, 아닥법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도, 아기에게 적용하는 것도 다 성가셨다. 더구나 첫째에게 수면교육을 시키다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관둔 적이 있어 되풀이하고 싶지도 않았다. 수면교육을 하며 스트레스받느니, 몸이 고달픈 게 내겐 맞았다. 솔직히 미련한 건지도 모른다. 아기를 재울 때마다 양쪽 무릎은 여전히 욱신욱신 댔으니까.



마음 같아선 병원에 당장 뛰어가고 싶지만, 아기를 안고 진료를 보러 가는 게 내키지 않았다. 그리고 간다고 해도 약으로 통증을 잠깐 완화시킬 뿐이라는 걸 안다. 근본적인 원인이 제거되지 않는 이상 아픔은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 이래저래 생각할수록 고민만 쌓였다. 차선책으로 거실 서랍장에 있는 맨소래담을 꺼내 듬뿍 짜서 무릎에 발랐다. 코를 싸하게 만드는 냄새가 눈까지 맵게 만든다. 약 때문인지 처량해선지 눈물이 맺혔다. 맨소래담이 잘 흡수되라고 무릎을 정성껏 문지른다. 기분상으론 통증이 나아지는 듯하다. 그러나 아기를 안고 재워보니 마찬가지다.



그러던 며칠 후 세윤이를 안고 재우다 무심결에 거실에 뒹굴고 있던 어머니의 짐볼에 앉았다. 푹신했다. 의자에 앉은 듯 편안하다. 무의식적으로 통통 탔다. 5분이 지났을까 아기가 스르륵 잠들었다. 신세계다.

안고 재우기를 고집하던 나로서는 최고의 보물을 찾은 셈이다. 커다란 짐볼은 내가 의지하던 그 어떤 육아용품보다도 든든했다. 육아 방식을 변화시키는걸 극도로 귀찮아하는 내겐 지금까지 하던 방식을 고수하되 짐볼에 앉아 통통 거리며 재우면 되는 것이다. 나의 보물은 아기 재우기의 부담감을 내려놓게 했고, 무릎의 통증도 가져갔다. 이젠 아기 재우기가 두렵거나 고되지 않다.



통통거리는 반동에 맞춰 내 품에서 평온하게 잠든 아기의 미소를 본다. 육아에서 가장 고된 관문을 짐볼로 수월하게 보낼 수 있겠단 생각에 마음이 놓인다. 짐볼은 오늘도 내일도 아기가 누워 잘 때까지 내 엉덩이 아래서 튕겨질 것이다.

통통. 통통. 통통통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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