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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어른을 꽃피게 한다

어른은 아이로 인해 꽃핀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6살 아이 뒤로 덩치 큰 남자 셋이 동작을 멈춘 채 눈만 껌벅이며 아이를 주시하고 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아이가 말하는 틈에 후다닥 움직여 아이에게 다가간다.     


33살, 32살, 23살 남정네들은... 사실... 아이와 놀기 귀찮아했지만, 막상 놀기 시작하니  미소를 머금은 채 사뭇 진지하게 임했다.

어찌나 목숨 걸고 하던지....     



술래가 된 33살 남자는 자기 등을 치고 돌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온 힘을 다해 달렸고, 괴물처럼 장난스레 웃으며 아이를 잡았다.

아이는 놀래서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 울고 만다.       

아이는 서럽게 울고, 그걸 지켜보던 52살, 35살, 33살, 32살, 23살 어른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난다.     

‘나도 아이만 할 때 저렇게 놀았었지.’     


때 묻지 않은 웃음을 머금으며, 놀던 그때.... 그 아이의 표정이 어른들 얼굴에 아른거린다.


울던 아이는 곧 마음을 추스렸고 다시 놀자고 소리친다.

어른들은     



 "벌써? 좀 더 쉬었다가 하자"      



아이에게 말해보지만, 씨알도 먹혀들지 않는다.

그렇게 어른들은 아이 등쌀에 못 이겨 어그적 일어나 다시 놀기 시작됐고, 어린아이로 변한다.      

그때 그 시절, 철부지 아이의 모습으로.....     



아이로 인해 우린 어린 시절의 나와 대면했다.     


동그란 얼굴, 동그란 코, 동그란 볼

동글동글하게 때 묻지 않았던 순순했던 나와.     



아이는 어른이 된 자기 모습을 신기하다는 듯이 고개를 치켜들며 쳐다본다.     


퍽퍽한 얼굴, 퍽퍽한 코, 퍽퍽한 볼

퍽퍽하게 때 묻어 무표정한 나를.     



서로의 모습을 바라보며, 아이는 미래의 자기 모습에 해맑게 웃어주고, 어른 아이의 마음 바다에는 물결이 일렁거렸다.      


그렇게 둘은 서로를 하염없이 바라봤고, 어른 아이는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애틋한 시절을 아이로 인해 바라봤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술래가 말을 할 때마다, 어른 아이의 얼굴에는 꽃이 피어난다.

세상을 희망으로 활짝 피우던 아이의 모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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