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은우 탈세 논란 소식을 듣고, 오고 간 이야기

유난히 차가운 겨울입니다.

by 금머릿

12월분 아파트 관리비 고지서를 받아 들고 잠시 말을 잃었다. 11월분에 비해 11만원 가량이 더 나왔다. 유난히 추웠고, 집 안을 조금 따뜻하게 유지하긴 했지만, 심장이 덜컹 내려앉을 수밖에 없었다.


남편과 논의한 끝에 우리는 방마다 보일러 밸브를 반씩 잠갔다. 온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밸브를 조절했고, 보일러 설정 온도를 1도 낮췄다. 작년 겨울에도 난방비가 너무 많이 나와서 1도 낮춘 거였는데, 올해 또다시 1도를 낮춰 21도로 맞추었다.


오래된 아파트의 1층이고 끝 라인이라 그런가 싶어 이사를 고민해 보기도 했지만, 집값과 이사 비용을 생각하면 결론은 늘 같았다. 버티고, 아끼고, 견디는 수밖에 없다는 것. 좀 더 두터운 가디건 하나를 어깨에 걸치면서 어서 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기만을 바라던 중에 기사 하나를 발견했다.


잘생긴 외모로 추대되는 연예인 차은우가 한 명 대상으로는 유례없는 금액 추징이 될 거라는 소식이었다. 그 금액이 아직 확정 금액은 아니라지만 200억 정도 될 거라는 소식은 누가 들어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가 아닌가.


이 소식은 겨울 글쓰기를 함께하는 동료들 사이에서도 크게 화제가 되었다. ‘차은우 탈세 의혹을 보며 드는 나의 생각’이라는 주제로 동료들의 글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입장과 의견이 오갔지만, 대체로 씁쓸한 정서가 바탕에 깔려 있었다. ‘있는 놈이 더 한다’라는 관용 표현이 자연스레 입에서 흘러나왔다.


이 논란은 욕망과 선택의 문제로 확장됐다. 완벽하다 칭송받는 외모, 막대한 수입, 사회적 영향력까지 가진 사람이 무엇이 아쉬워서, 무엇이 부족해서 이런 선택을 하게 되었을까. 정말로 돈에 대한 탐욕 때문인가? 그 질문 앞에서 누군가는 씁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누군가는 분노했으며, 누군가는 깊은 배신감을 토로했다.


그가 그저 잘생긴 외모로 인기를 누리는 연예인이라는 사실 외에 별 관심이 없던 나와 달리, 그를 애정하고 응원하던 이들은 깊은 상처를 입었다. 대체 ‘왜 그랬냐’ 질문이 반복되는 걸 보며, 이번 사안이 단순한 개인의 세금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누군가는 ‘자기가 번 돈인데, 그 많은 세금을 내려니 아까웠겠지’라고 말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대중의 관심을 통해 높은 자리까지 올라가고, 그로 인해 많은 부를 축적했다면, 적어도 그 대중들의 마음에 상처 주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하는 게 아닐까.


언론에 따르면, 현재 군 복무 중인 그가 부랴부랴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입장문을 올렸다고 한다. 불거진 논란에 대해 사과하고, 자신을 돌아보며 반성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의 사과가 팬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철저한 조사와 투명한 세금 징수, 원활한 추징 과정과 반성의 태도가 뒤따른다면, 닫힌 마음이 열릴 수도 있지 않을까.


아까운 인재가 나락으로 가는 일은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더불어, 기꺼이 사랑해준 팬들에게 비수를 꽂는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고, 보통 사람들의 마음에 허탈감을 안기는 일도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


성실하게 세금을 내며 겨울마다 보일러 온도를 낮추는 사람들에게, 이런 소식은 유난히 차갑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알았으면 좋겠다.


이 글을 쓰면서도 손끝이 시려 호호 입김을 불었다. 겨울이라 추운가 했는데, 어쩌면 정말로 우리의 마음에 찬 바람을 일으키는 건 이처럼 안타까운 소식일지도 모르겠다. 따뜻한 봄을 기다리지만, 정말로 우리가 기다리는 것은 우리의 마음을 따스하게 데워줄 훈훈한 이야기가 아닐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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