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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Oct 28. 2022

오직 그 안에서 보며, 그 속에서만 청취하는

「나를 만지지 마라」몸의 들림에 관한 에세이, 장 뤽 낭시 읽기(3)



1.

 '과잉-의미의 출현'은 텍스트를 향한 주체의 발견이다. 그 안에서 나의 '목소리'를 듣고, 내 안에서 그의 '목소리'를 발견하는 '특별한 메아리'. 밝힐 수 없는 '울림'은 '신앙'과는 다른 '믿음'이다. 독특한 '메아리'는 '동일성'에 기반하지 않는 '어떤 청취'속에 내맡겨지는(Gelạssenheit) 일이기에. 나의 믿음의 동일한 모양이 '타인'에게서도 '증명'되고, '강화'되는 전체성으로 묶일 수 없다. 


2.

 무위의 '믿음'은 '어떤 예기치 않은 부름'이 들려오는 것을 '허용하는 것'.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신비, 그 자체로 받드는 일이다. 기이한 고지(告知), 'Noli Me Tangere' 다 알 수 없는 채로 무릎을 꿇고, 귀를 여는. 오직 그 안에서 보며, 그 속에서만 청취하는 전적인 환대이다. 절대적으로 낯선 열림이자, 불가능 속에 도착한 어떤 사건.  


(21~22p)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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