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만지지 마라」 몸의 들림에 관한 에세이, 장 뤽 낭시 읽기(14)
1.
'모호성'은 진리의 주변을 맴돈다. 그곳을 소유하지 않으려 '갖은 꾀'를 내는 이상한 '만짐'. 닿는 순간 멀어지는 '거리두기'는 텅 빈 장소를 어루만진다. 닿음으로써 '떼어놓는', 접촉 바깥의 불가능을 감각하는 엉뚱한 에로스. 오직 당신을 향한 다정한 '축복기도'는, '바깥'의 형식이다. '애무'안에서, 도저히 접근 '불가능'함을 느끼는 서늘함이기도 한 '시차'.
2.
'떠나고자 하는 이'를 사랑해야 하는 고통. 사랑하면서 '바로 잊어버리는' 어리석은 변주는 잊기 위해 다시 사랑한다. 멀어지고, 빠져나가는 형태 속에만 간직되는 에로스. 오직 '아무것도 잡고 있지 않음' 속에서만, 가장 강렬한 붙듦이 가능한 관계. '사랑'은 '빠져 달아나는' 떠남 안에서 간직될 뿐이다. 끝 간 데 없이 지연된 시차의 극단적 동시성. 어쩌면 가장 가까이 영원토록 당신과 접촉하고 싶은 고백, '놀리 메탄게레'.
(61~66p) 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