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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법 권리를 넘어서는 새로운 절합

「비밀의 취향」 자크 데리다, 마우리치오 페라리스 대담 읽기(10)

by 김요섭



1.

낯선 몰락은 새로운 아이를 잉태한다. '비워냄'을 통한 '지금'의 일상을 가공하는 '재긍정'. 한갓 '현재'일 수 없는, '장래'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는 '일상'은 '비워냄의 사막'을 횡단하려 한다. 목마르고, 굶주리는 광야에서도 결코 포기될 수 없는 그곳을 향한 기대. 도저히 계속할 수 없는 순간에도 계속하는 고통스러운 긍정은 어떤 '자식성'을 잉태한다. '재전유'될 수 없는 '장래'를 품으며, 형상 이전의 형상에 다가서는.


2.

'구원 받음'은 '타자의 형상'을 지닌다. 모든 법 권리, '규정 가능한 규범'을 넘어서는 단독성. '존재하는 것 일반'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낯섦은 '수수께끼'로서의 정의이다. '예기, 재전유, 계산'을 초과하는 새로운 '절합(節合)'. '급진적 타자성'은 '획득'될 수 없는 '독특성'과 만난다. '정의의 과잉'이라는 어떤 사실의 상실이며, 알 수 없는 것을 향한 '결단으로서의 긍정'이기도 한. 어떤 무한은 '장래가 없는 현재'의 단속적(斷續的) 초월로 다가설 뿐이다.


(40~42p)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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