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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즘의 새로운 해석

「비밀의 취향」 자크 데리다, 마우리치오 페라리스 대담 읽기(11)

by 김요섭



1.

절대적 타자와의 관계는 결코 '미뤄질 수 없는' 진리 사건이다. '독특한 방식'으로 몰아붙이는 '위급한 강제'. 느닷없이 '들이닥치는' 사건은 '정의'에 '즉각적인 명령'을 부여한다. 끔찍한 '장래'를 예비할 것을 요구하는 곧 다가올 미래. 불가능한 '재전유'는 죽음이라는 좁고 긴 통로를 향해있다. 도저히 인정될 수 없는 무언가로, 다시 시작하고자 하는 욕망을 품은 어떤 존재. 비로소 '나르시시즘'은 전혀 다르게 해석된다.


2.

'나 자신의 규정'을 '초과'하는 무언가로 인정받고자 할 때. 어떤 '해명'은 결코 '연산'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인식으로 환원할 수 없는 '계산 불가능함'. '과잉'된 진리는 '해명'보다 항상 먼저 도래해 있다. '다른 무언가를 향해 개방되는 지점'에만 도착할 수 있는 바깥의 손님. '장래, 정의, 메시아'는 무한을 향한 들림으로, 떠나가며 여기 있을 뿐이다.


(42~45p) 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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