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찌르는, 어떤 상처

모리스 블랑쇼,「기다림, 망각」 읽기(5)

by 김요섭



1.

'풍부한 말'의 향연 가운데 물러나는 어떤 '피난처'. '너무 많은 말'과 '지나친 말' 속에 잠재된 상처는 당신을 찌른다. 다만 '자신을 표현하며', 동시에 그 안에서 '파괴될 뿐인. '냉담한 밑바닥'으로부터 자라나는 어떤 '들림'은, 오직 '듣는' 일로서 시작된다. 우리 '언어 속의 궁핍'안에 내던져진 존재. '잘 듣기' 위해 '침묵'하는, 단 하나의 '문장'은 결코 '뒤로 돌아가지 않는다.'


2.

누군가를 '기다리게 되자마자, 보다 덜 기다리는' 것은 도저히 기다릴 수 없음이다. 하나의 '중성적 행위'로 변질되는 것을 경계하는 낯선 기다림. 어떤 망각은 '예기치 않은 것'으로 다시 향해야만 한다. 오직 '기다릴 수 없는 것 아래'에 내맡겨진, '기다림 속의 부주의한 주의'. 이는 신성한 '의무'에 가까운 서늘함이며, 도무지 벗어날 수 없는 기이한 요청이다. 아슬아슬한 경계를 계속 항해할 것을 욕망하는, 어떤 열정.


(21~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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