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블랑쇼,「기다림, 망각」 읽기(12)
1.
'분리'될 때, 비로소 '함께' 있을 수 있는 우리. '자신을 위한 외로움'은 결코 '함께'할 수 없기에, 그의 분리는 단속적(斷續的)으로 지속한다. '말할 수 없었던 것' 앞에서 '지워짐'을 감내하는. 연결된 '외로움'은, 역설적이게도 단독적이기에 공동으로 묶일 수 있다. 도무지 그만둘 수 없는 어떤 망각. 고유한 존재는 '말하기를 원치 않았던 모든 말'로 향한다. 또 다른 장소로 내던져진, 변신한 존재의 자유. 서늘한 기다림은 완성과 함께 끝날 것을 알면서도 그곳을 바라본다.
2.
'함께' 기다리는 일은 그것을 다른 것으로 바꾼다. 공동 내 존재로, 텅 빈 중심 안을 들여다보는. '그녀의 현전'은 '비인칭'으로 살아가며, 그곳을 엿볼 뿐이다. '미세한' 거리 사이, 좁혀질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는 어떤 기다림. '극단의 섬세함'과 도저히 찾을 길 없는 분리된 감정 어딘가. '냉담한 행복'은 오직 '극단의 비인칭' 가운데 머무른다. 모든 것이 '무시'되는, 기이한 '주의'와 '무한한 부주의' 가운데서만 감각되는, 칼날 같은 침묵.
(39~41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