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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Feb 22. 2023

전적으로 내맡겨진, 사건의 시작

앙리 베르그송「웃음」 희극적인 것의 의미에 대하여, 읽기(2)



1.

  어떤 낯섦을 발견할 때, '희극적'인 것은 시작된다. 너무 평범해서 주의를 끌지 못하던 존재에게, 우발적으로 생성된 새로움. 가장 '인간적'이며, 공동적인 것의 감지(感知)는 기이한 얽힘으로 그들을 이끈다. 인간 종의 '유사성'과 본래적 낯섦의 기괴한 결합. 극단적 포즈는 느닷없는 순간, 당신을 미소 짓게 한다. 결코 포착될 수 없는 진실의 현현.  


2.

  '감동'은 웃음의 가장 위대한 적이다. 모든 타자적인 것에 '관심'이 있는, '공감'의 최대치. 어떠한 틈도 없는 감정의 일렁임은, 희극적인 것의 도착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러나 '무심함'의 형태로 찾아오는 판단중지의 순간. 전적으로 내맡겨진(Gelạssenheit) 어떤 사건은 시작된다. 비로소 비어있을 수 있는, 텅 빈 '무감동(insensibilite)'. 웃음의 '자연스러운 장소'는 '방관자'적인 삶의 행태와 어울린다. '드라마'가 '코미디'로 돌변하는, 낯선 유연성 가운데. 그는 세계-내-존재이나, 모든 것으로부터 '초연'한 존재로 변신한다. 


(15~1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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