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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Jul 13. 2023

사랑, 기억하십니까?

파스칼 키냐르 Pascal Quignard「부테스」 읽기(18)



1.

  반복된 음향은 어떤 '용기(容器)'다. 차이와 반복 가운데 위치한, '시간의 섬'. 원초적 여성성만 담을 수 있는 물의 목소리는 지연시키며, 새로워진다. '내향성 황홀경(entase)'에 빠져들게 하는. 그곳은 공간을 확장하는 시간성으로는 다가갈 수 없다. 전적인 하강이자 망각이며, 망연자실 같은 몰락. 장소를 잃은 장소는 '솟아오르는 시간'과 '되풀이되는 역사' 한가운데 있다.  


2.

  '재추락(eschute)'은 모든 미학 안에 간직된다. 언어적 소통으로 들을 수 없는 '티레이나 섬'의 음악. 외향성 존재는 어디인지 알 수도 없고, 맞닥뜨려도 잡지 못한다. 느닷없이 속삭이는 모호한 중첩 사이를 횡단하는 움직임. '다시-뛰어들기(re-plongeon)'는 동심원을 그리는 물결로 사라져 간다. '음의 핵심'에 도달하는 것이 불가능하지 않은. "사랑, 기억하십니까?"


(91~9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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