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기다림의 바깥, 잃어버린 시간
모리스 블랑쇼,「기다림, 망각」 읽기(24)
1.
이미 지나가버린 현전, 다르게 놓인 장소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가장 확실한 관계였으나, 아무것도 아님으로 남겨진 참담함. '고통 속에 초과한' 현전은 더 이상 밀착되지 않는다. '한 조각의 기이한 빛'으로 남은, 붙들 수 없는 기다림. '말하면서, 말하지 못하는' 우리는, 기다림마저 무관한 것으로 만든다. '함께 있어야만 하고', 그 이유로 떨어져야만 하는.
2.
'죽음보다 나쁜', 내버려짐은 도저히 견딜 수 없게 한다. '번민의 진실', 낮은 목소리로 울리는 말은 다시 버려지기 원한다. '기다림의 밑바닥'에서 시작된, '모든 기다림의 바깥'. 연결되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다만 잃어버릴 뿐이다. 비밀스러우며 무엇보다 명백한 물음. '가장 단순한 욕망'의 발현은 기다릴 시간을 주지 않는다. '기다림의 끝에서조차 현전 할 수 없는'. 말할 수 없는 진실은 절망적 고요로 바뀔 뿐이다. 우리의 고유성으로 환원될 수 없는, 기다림 망각.
(80~83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