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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섭 Nov 28. 2023

점의 상태에서 탈주하는, 아토피아적 빅뱅

「코르푸스」 몸, 가장 멀리서 오는 지금 여기 / 장 뤽 낭시 읽기(8)



1.

  '지각의 황홀'일 수 없는 기탈은 글쓰기를 경유한다. 자신으로 환원될 수 없고, 소유할 수도 없는. 오직 그 몸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글쓰기의 수행성에 머문다. 비연속성 안에서 단속적으로 도래하는 '단절과 전향'. 주체를 관통하는 '잉여'는 스스로를 표명하지 않는다. '침묵의 심연' 안에 무명자로 남는 어떤 몸. 언어는 오직 '아무것도 아님'에 의해 의미를 넘어선다. 


2.

  경로를 알 수 없이, 사방으로 '펼쳐지는 영혼'. 곧 몸이기도 한 것은 폭발하며 순식간에 멀어진다. 내 속에서 '융기'하는 나 아님의 사건. '쏟아져 내릴 가능성'은 산비탈의 돌멩이 같은 몸이다. 파편적이며, 반복적으로 조응하는. 전체성의 파멸적 균열로 인해 의미는 비로소 언어와 합일한다.  '스스로를 모름' 안에서 발견되는 낯선 영혼. '영토 없는 지형'은 사이를 열고, 점의 상태에서 탈주한다. 아토피아 안에 여전히 머물러 있는 기괴한 빅뱅. 


(23~25p) 또는 몸을 향하여 쓴다 / 영혼은 펼쳐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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