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를 상실했기에 꿈꿀 수 있는 낯선 권리

「촛불의 미학」 가스통 바슐라르 읽기(2)

by 김요섭



1.

무한의 언어에게 말하며, 동시에 자신에게 말하는. 불꽃을 향할 때 세계는 비로소 확장된다. 다성성을 획득하는 '몽상가의 언어'. 불꽃은 대지가 줄 수 없는 '수직성의 양식'을 선물한다. 지상의 양식이 아닌 '대기적(大氣的)' 양식. 끊임없이 높이 타오르는 위버멘쉬는 '시적인 물질'을 생성시킨다. 존재를 지상으로부터 해방시키는 새로운 '구체화'. 유령 이미지는 하나의 불꽃 사이로 어른거린다. 초현실주의적이나 무엇보다 현실적인 환상.


2.

불꽃은 '근원적 몽상'을 연장하며 '멀리, 너무도 멀리' 꿈꾸게 한다. '위대한 현전(現前)'으로 길을 잃게 하는. 어떤 관조는 유한한 장소로만 환원되지 않게 만든다. 오직 '작고 연약한' 불꽃이기에 가능한 낯선 권리. 자기를 상실했기에 꿈꿀 수 있는 시차는 지극히 높음과 맞닿는다. 부재하는 텅 빔의 느닷없는 도착. 무한으로 이어지는 불꽃은 오직 당신에게 현현할 뿐이다.


(12~14p) 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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