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열정적인 어떤 무위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 장 뤽 낭시 읽기(4)
'때로는 더 나은 것이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본래대로 그렇게 내버려 두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중략) 그러나 깊이 생각해 보면, 자신의 삶을 고려할 때라 함은 우리가 행하는 것을 진심으로 심사숙고할 때겠죠. 조금 전에 여러분께 설명하려고 했던 방향에서 저는 즐거움과 사랑, 그리고 정의에 대해서도 언급했었죠. 그런 것들이 다 무엇일까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할까요? 서로 사랑하는 것 밖에는 아무것도요. 이 말 역시 아무것도 해선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니랍니다.' (53~54p)
1.
아무것도 하지 않음은 무엇보다 열정적으로 그것에 몰입하는 일입니다. 그저 수동적으로 그러고 싶다고 달성되는 것은 아니지요. 누군가를 진정 사랑할 때 다른 무엇도 생각나지 않고, 무엇으로도 대체될 수 없는 순간의 강도와 같습니다. 오직 그 혹은 그녀만이 나의 전부이며, 삶의 모든 이유가 되는 시간. '아무것도 아님'은 비로소 '그것 밖에 없음'으로 흘러갑니다.
2.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에 우리는 무력합니다. 계산이 먼저 들어오는 조악함은 현실적 조건을 따지며 상대를 파악하려 들죠. 이런 편협함으로는 무위적 사랑에 다가갈 수 없습니다. 계산하는 주체를 깨부수며, 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며, 그 혹은 그녀 앞에 '아무것도' 아님으로 사랑을 갈구해야 합니다. 이렇듯 온전히 타자에게 처분을 맡기는 위험한 순간. 그 약함에 도착하는 구원의 손길은 '아무것도 아닌 동시에 무엇보다 근원적인 의미'로 당신을 어루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