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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란 결국 그의 언어를 통해 나아갈 방법을 아는 것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 장 뤽 낭시 읽기(9)

by 김요섭



'우리와 완전히 같은 최초의 인간들이 정당함과 부당함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한 가지 사실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언어입니다. 인간성은 언어에 의해 결정됩니다. (중략) 우리가 말하는 능력을 갖기 위해서는, 인간이 다른 인간에 의해 인정되어야 합니다. 언어는 사람과 사람이 서로 이해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따라서 서로 이해하기 위해선 평등해야만 하죠.' (97p)


존재의 집으로서의 언어. 최소한의 건축을 위해서는 타자의 발화가 먼저 시작되어야 한다. 모태의 장소에서 이미 시작된, 나를 넘어서 있는 행위. 이해란 결국 그의 언어를 통해, 나아갈 방법을 아는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정주하는 나를 지키는 일 못지않은, 그녀가 거기 있음을 받드는 일. 새로운 평등은 '제한 없는 인정' 안에서 시작되며, 그것이 바로 '사람과 사람이 서로를 진정 이해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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