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의 이 말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바로 사람들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너에게 '누군가가 너의 뺨을 때리면 다른 한쪽도 내어 주라고 말하리라'라는 것이죠.' (102p)
상대의 오른뺨을 때리는 오른손등. 그 시절, 손등으로 뺨을 후려치는 일은, 상대와의 신분적 차별에서 비롯한 모멸적 행위였다. 그러나 인간성이 짓밟히는 사건에, 예수는 그저 가만히 있으라고 말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왼뺨을 내어주는 일은 약한 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 모멸당한 자기를 인간적으로 대해 달라는 비폭력적 요청이자, 무엇보다 적극적인 수동성이었다.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지 않는 용기. 그것은 진정한 존중을 원하는 일이며, 너의 오른손이 제대로 행위할 것을 요구하는 존엄의 형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