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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적극적인 수동성

「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 장 뤽 낭시 읽기(10)

by 김요섭



'여러분은 복음서에 나오는 예수의 이 말을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바로 사람들은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고 말했지만, 나는 너에게 '누군가가 너의 뺨을 때리면 다른 한쪽도 내어 주라고 말하리라'라는 것이죠.' (102p)


상대의 오른뺨을 때리는 오른손등. 그 시절, 손등으로 뺨을 후려치는 일은, 상대와의 신분적 차별에서 비롯한 모멸적 행위였다. 그러나 인간성이 짓밟히는 사건에, 예수는 그저 가만히 있으라고 말한 것은 결코 아니었다. 왼뺨을 내어주는 일은 약한 자가 할 수 있는 최고의 선택. 모멸당한 자기를 인간적으로 대해 달라는 비폭력적 요청이자, 무엇보다 적극적인 수동성이었다. 폭력을 폭력으로 되갚지 않는 용기. 그것은 진정한 존중을 원하는 일이며, 너의 오른손이 제대로 행위할 것을 요구하는 존엄의 형식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8J4dpIhJ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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