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정의 사랑 아름다움」 장 뤽 낭시 읽기(13)
'내면이란 나에게 있어 가장 안의 가장 깊은 곳, 따라서 가장 은밀하고 가장 조심스러우며 가장 고유한 것을 말합니다. 그렇지만 막상 나 자신은 그것을 알지도 못하고 실제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중략) 내가 '난 널 사랑해'라고 말할 때, 그것은 나에게 있어서 가장 내면에 있는 무엇인가를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나는 그의 내밀한 면을 자극하기 때문에 타인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118p)
나의 욕망이 내 것이 아님을 깨닫는 순간, 라캉적 깨우침은 나를 타자성 앞에 서게 한다. 결핍을 드러낸 채, 마주하는 끔찍한 프랑켄슈타인의 얼굴. 그러나 그녀의 목소리는 그를 그의 모습 그대로 어루만지며, 유일무이한 존재로 머물게 한다.
타자의 얼굴에 반사된 나의 기괴한 형상. 비로소 '알 수도 없고, 설명할 수도 없는 사랑'이 가장 약한 자에게 예기치 않게 도착한다. 지극히 높음과 연약한 내면의 섞갈림. 사랑은 시원적 존재로 우리를 세우는 불가능의 현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