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성큼 와서 세상을 물들이고 있다. ‘세월이 화살 같다’는 말이 실감난다.
얼마 전, 이틀님의 ‘10년 전’ 이야기를 읽었다. 문득 나의 10년 전은 어땠을까 떠올랐다.
2016년. 그때 연수나 출장을 가면 인생의 계획을 그려보라는 강의를 자주 들었다.
하지만 그 시절의 나는, 하루하루를 버텨내는 게 더 급했다. ‘계획이 무슨 소용이람’ 싶었다.
지금 돌이켜보니 그때의 말들이 다 이유가 있었다.
미래는 늘 다가오니까.
그때 조금이라도 준비를 했다면, 지금의 나는 달라져 있었을지도 모른다.
직장과 가정, 사람들 사이에서 늘 버겁기만 했다.
불이 떨어진 발등만 보며 살았다.
이제 10년 후의 나는 잘 상상이 되지 않는다.
나이도 60대 중반이 될 테고, 그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앞선다.
5년 후면 정년이다. 삶이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그때 나는 어떻게 하루를 열고, 어떻게 나를 세워갈까.
아침에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자유 —
그게 정말 자유일까.
직장이 지겹다고 말하지만, 실은 직장이 나를 ‘사람 구실’ 하게 만들어 준다.
규칙적으로 몸을 일으켜 세우고, 세상과 연결되게 해준다.
퇴직 후엔 자유로울지도 모르지만, 자칫 방종에 가까운 나날을 보낼지도 모른다.
그게 두렵다.
생각해보면 나는 늘 가족만 바라보며 살아왔다.
그저 월급 받아 자식들 키우고, 무탈하게 하루를 보내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 2021년 가을, 매일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나’를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그때 비로소 삶이 조금씩 달라졌다.
이제는 안다.
글쓰기가 나를 지탱한다는 것을.
10년 전부터 써왔더라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오늘부터 다시 써보려 한다.
5년 후의 나는 지금과 다를 것이다.
세월은 늘 나를 지나갔지만, 이번에는 내가 세월을 따라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