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너머 가을

by 정미옥

11월 중순이 지났는데도 낮 햇볕은 여전히 따사롭다. 이 따스함이 좋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 햇빛과 조금 더 친해지고 싶다. 빛을 맞으며 시장도 돌아보고, 바스락거리는 단풍길을 천천히 걸어보고 싶다.


하지만 현실의 평일 낮은 늘 사무실에서 흘러가고, 주말이면 피곤에 눌려 집에서 쉬기 바쁘다. 그래서일까, 오래간만의 출장은 마음에 작은 여유를 주었다. 커피숍에 들러 잠시 숨을 고르는데 창밖으로 빨간 단풍나무가 눈에 들어왔다.


올가을 처음 보는 붉은 단풍이었다. 노란 은행잎이나 말라 떨어진 낙엽들은 이미 거리에서 여러 번 보았지만, 눈앞의 붉은 잎은 마음을 단번에 두드렸다. 순간 심장이 조용히 뛰었다. 가을이 아련하게 느껴졌다.


겨울을 준비하듯 나무는 잎을 떨구고 있었다.

문득 나도 또 한 계절을 조용히 건너갈 준비를 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