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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낭만백수 채희태 Oct 23. 2023

이두나!

개인적으로 웹툰 <이두나!>의 원작자인 민송아 작가를 정말 좋아한다. <나노 리스트>가 연재 중일 때는 쿠키를 굽는 것이 전혀 아깝지 않았으며, 연재가 끝난 후에도 두, 세 번 더 정주행을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현재 연재되고 있는 <옆집 나리>는 아무리 성인물이라지만 네이버가 아예 검열을 포기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수위가 아슬아슬하다.

민송화 작가의 <나노 리스트>와 <옆집 나리>의 웹툰 타이틀


내가 본 민송아 작가의 세 작품만 놓고 보면 사실 <이두나!>는 가장 밋밋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나노 리스트>는 오래전부터 애니메이션 제작 얘기가 나올 정도로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며, <옆집 나리>는 솔직히 스토리는 잘 모르겠고 정말 화끈하게 야하다. 그래서 넷플릭스에서 연재 몇 주 전부터 <이두나!>를 홍보하며 설레발을 칠 때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내가 넷플릭스 드라마, <이두나!>에 대해 기대를 안 했을 뿐만 아니라 현재 6화 중간에서 시청을 멈춘 이유는 웹툰 <이두나!>의 결말 탓이기도 하다. 드라마의 엔딩이 어떨지는 아직 끝까지 안 봐서 모르겠지만, 원작 웹툰 <이두나!>의 결론은 내 생각에 해피엔딩도 아니고, 그렇다고 새드한 엔딩도 아닌 찜찜하기만 한 현실 엔딩이랄까? 자칫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자세한 얘기는 생략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드라마로 제작된 <이두나!>를 보며 불현듯 세 가지 생각이 들어 페이스북에 글을 싸지르고 말았다.


넷플릭스 <이두나!>를 보며,
내가 지나왔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기도 하고,
그 시절을 살고 있는 딸을 이해해 보려고도 했다가,
결국 모든 걸 다 이해할 수 있다는 오만을 내려 놓았다.

이야기의 결말을 알기에
<더 글로리>나 <무빙>처럼
미친 듯이 결말을 향해 질주하지 못하고 잠시 멈칫...

<나노 리스트>나 만들 것이지,
<이두나!>는 사실 좀 뜬금없다.

드라마 속 남주의 모습에
같은 이름을 가진 대학 후배 모습이 겹쳐진다.
화염병보다 기타가 더 어울릴 것 같던 그 후배도
순정만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비주얼을 가졌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산더미임에도 불구하고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대략 세 가지다.
첫째, 자칫 이두나(수지?)의 아름다움에 지나치게 몰입했다간 나중에 남주 원준이처럼 내상을 입을 수도 있으니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라는 경고를 하기 위함이며,

둘째, 페이스북에도 썼듯, 어느덧 환갑을 바라보고 있는 필자가 <이두나!>를 보며 그 시절에 대한 그리움과 동시에 느꼈던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이해를 포기해야겠다는 자각을 되새기기 위함이며,

마지막으로 셋째, 드라마의 남주를 통해 떠올린 순정만화 캐릭터 같은 후배가 연주한 "Still got the blues"를 다른 분께도 들려주기 위함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GZ2tQMs6pqM

<이두나!> 남주와 이름뿐만 아니라 비주얼도 빠지지 않는 후배의 기타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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