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가 그들을 덥쳤을 때…
보수 권력이 통진당을 종북이라 낙인 찍고 불법적으로 당을 해산할 때 조국은 가만히 있었다. 조국은 종북이 아니었으므로... 이제 종북이라는 단어는 문재인 대통령을, 더민주를, 그리고 모든 진보를 옭아메는 굴레가 되었다. 이제 권력을 잃은 보수는 법무부장관 후보인 조국에게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사노맹이라는 굴레를 씌우려 하고 있다.
진보를 표방한 통진당이 대한민국 최초로 원내 교섭단체에 근접한 국회의원을 당선시켰을 때 그것을 깬 것은 보수가 아니라 권력에 눈이 먼 진보들이었다. 아직도 살아남아 진보입네 하고 있는 정치인들을 보고 있으면 가슴 속에 응어리로 남아있는 역겨움이 입으로 쏠린다. 진정 진보는 국가를, 그리고 국민을, 나아가 시대를 수레바퀴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정치를 하고 있는가! 아니면 한낱 자신의 케케묵은 신념을 사수하기 위한 정치를 하고 있는가!
황교안의 무례에도 화가 나지만, 시민의 생각과는 무관한 진영의 논리 안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는 진보를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신념의 이익이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는 진보가 대한민국에 있기는 한가? 그렇다면 그러한 진보를 과연 진보라 말할 수 있는가?
진보는 자신의 신념을 중심으로 거대한 텐트를 치고, 텐트의 문지기가 되어 텐트 안에 들어올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분류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생각이 과대대표되거나 과소대표되지 않는 민주주의라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지켜 나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