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이 성긴 옷이 터지려나

휘둘리면 벌어지는 일들

by Damien We

가끔 나에게 화두를 던진다


무엇이 무서운가?

엇나가던 나를 못 참아하는

주변 사람들에 대한 죄책감인가?

과거 공포스러웠던 기억들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내 마음인가?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들의 차가움인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내 정신과 행동인가?


사실 대부분 망상이다

그 사람의 마음속은 타인은 알지 못한다.

사람들은 타인에게 그다지 관심이 없다


그저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살아갈 뿐

내어주고 받아내지 못해서 힘들어할 뿐

스스로 정해놓은 관 속에서 감정을 증폭시킬 뿐


나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내 손이 뻗어서 닿지 않는 곳 모두는

나의 영역이 아니다.

내가 물리적으로 쓸 수 있는 하루의 시간은

딱 24시간이다.

얽히고 섥힌 관계도 들여다보면

그냥 한 없이 올이 복잡한 삼베와 같다.


다만 나라는 의식이 있는 살덩어리에

수많은 감정과 생각이 오고 간다는
사실은 인지하지 못하고 고통을 느끼거나

쾌락을 느낄 때

보이지 않는 것들이 있을 뿐이다.


숨을 쉬면서 숫자를 세고

불안히 뛰는 심장박동을 느낀다

호흡을 가다듬고 눈을 감는다

감정과 생각에 빠질때면 약을 먹는다


이건 아니지

사실 별거 아니지

매일매일 그냥 벌어지는

수 많은 일들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나의 몸부림은 나를 더 휘둘리게 만들지


휘둘리지 않기 위해

온전히 평안하기 위해

내가 해야하는 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거다


나와 내 마음과 바깥의 망상만이라도

분리할 수 있으면

첫 걸음인거다.


그 어떤 것도 차면 '만'해진다.

우리의 의식은 낡고 올이 성긴 천과 같아서

그 속을 비우지 않으면 옷이 찢겨나간다.


결국 꽉찬 '만'을 비우고,

더러워진 얼룩을 닦아내어야 한다

거의 유일하게 평온에 이룰 수 있는 방법인듯 하다.


머리와 심장을 감싼 낡고 올이 성긴 천이

더 이상은 찢겨나가지 말았으면 한다


함정은

이런 글을 쓸때면

대부분 이미 찢겨나간 상태라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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