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본질을 본다 01

도대체 일이란게 뭐야?

by Damien We

참 많이도 방황했다. 끈임없이 피해가며, 더 좋은 차선책을 찾으면서.
나는 현재 소비자 조사를 직업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대학 때 공부한 전공은 소비자 조사에 관련된 전공이 아니었다. 어릴 적 부터 되고 싶었던 소설가라는 직업이 돈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거부할 용기가 없어서 영문학과에 진학했다. PD가 되고 싶어서 신문방송학을 부전공으로 했으나, PD고시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시험이 되었기에 포기했다.


대학을 졸업할 때가 되니 전혀 준비가 되지 않았던 나는 졸업이 무서웠고 광고홍보학이 창의적인 업무인 듯 하여 대학원에 진학을 했다. 그 안에서도 여러가지 교수님과의 관계 등을 어려워했었으며, 영어공부도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 600만원을 들고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가게 되었다. 한 학기 정도 다니고 나니 돈이 너무나 아깝다는 생각에 토플 시험을 보고 커뮤니티 칼리지에 저널리즘 전공으로 입학을 했는데, 결국 택시기사를 하시던 아버님께 더 이상은 부탁하기도 어렵다는 생각에 한국으로 98년도에 돌아오게 되었다.

졸업을 할 때가 되니 이제 한국에는 IMF가 터졌다. 야간 수업을 몇 개 듣던 중 알게 된 광고대행사의 PR 담당 국장님이 인턴을 할 생각이 없냐는 제안에 바로 동방커뮤니케이션(BBDO의 전신) 마케팅 팀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통계나 소비자 조사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던 나에게 지침을 주시던 차장님 한 분이 계셨는데 그분은 특이하게도 직접 해봐야 안다며 아무런 지침없이 일부터 시켰다. 그리고 통계 프로그래밍 신택스 책을 책상 위에 던지며 똑 같이 프로그램 신택스를 짜보라는 말을 들었다. 아 이게 현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이후로 ‘여차 저차하면서, 사고도 무지하게 많이 치면서 이 일을 하다보니 벌써 20년째다’.

BBDO를 나와 Plansahead라는 회사에서 4년간 Planner일을 하다가, 독립해서. Why&How라는 조사 부티끄 회사를 차려 5년간 일했고, 그 이후 한국 갤럽, 컨슈머리서치, 엠브레인을 거쳐 지금은 Innocean M Lab이라는 회사에서 조사를 하고 있다.


세상 어느 누구에게나 자신이 종사해온 커리어 패스를 이야기하면 여러 드라마가 있을 것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 커리어 드라마의 관중이 되어 달라는 것이 아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되는 마케팅 월드에 살고 있는 직장인으로써 도대체 ‘일’이라는 것의 무엇일까에 대해서 이야기가 하고 싶은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 만사에는 본질(本質)이라는 것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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