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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지 Dec 26. 2020

목표는 어디에?

광고기획자의 회의감 : ④ 월급루팡

'꿈은 희미하지만 목표는 확실하다' 제가 자주 하는 말입니다. 꿈은 추상적이라면 목표는 계획을 지니고 있습니다. 목표는 나아가야 할 길을 밝혀줍니다. 같은 직업을 갖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해도 저마다 돈, 명예, 권력, 지식 등 목표가 다릅니다. 목표에는 추구하는 가치가 따라붙기 때문이죠. 그 무엇 하나 상대의 목표를 비난할 권리는 없습니다.

 

압축성장의 지름길

목표는 구체적인 피니쉬 라인통제 가능한 것이 좋습니다. '돈 많이 벌 거야'가 아니라 '구체적인 액수를 언제까지 어떻게 모을 거야'가 되야겠죠. '연봉 00% 올릴 거야'는 아무리 자신의 성과가 좋았더라도 상대에게 결정권이 있기 때문에 통제 가능한 상황이 아니므로 목표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목표는 거창하지 않아도 됩니다. [오전 시간에 리포트 보내기]와 같은 작은 것이라도 계획을 지니고 있으면 많은 것이 바뀝니다. 목표에 자극을 받아 부지런히 출근하게 되며, 담당 업무에 책임감이 생기고, 업무 우선순위를 따질 줄 아는 효율적인 시간 배분이 가능해지며, 광고주와 관계에서 맡은 바 의무를 다하여 신뢰를 얻게 됩니다. 반복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습관이 되어 있을 겁니다. 이 습관은 하나의 일이라도 여러 관점에서 생각하게 되는 시야를 갖게 해 줄 겁니다.


피해 최소화

안타깝게도 '목표를 가져라'는 말은 타인에게 백날 이야기해봤자 본인이 스스로 느끼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앞서 얘기했듯이 목표는 저마다 다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회사라는 곳은 주어진 일을 가능한 효율적이고 최선의 방법으로 마치는 공동의 목표가 존재합니다. 창피하게도 대부분의 광고회사가 야근이 잦은 데다 수당도 못 받고 일을 합니다. 돈과 워라벨을 포기하면서 다른 무언가를 목표로 두고 그것을 얻기 위한 변태적인 사람들이 모여있는 집단입니다. 단순히 취업해서 적당한 월급을 받으며 워라벨을 즐긴다? 그 사람의 목표라면 비난할 이유는 없겠죠. 하지만 그런 사람이 특수성을 지닌 광고회사에 다니고 싶다고 하면 절대적으로 말리고 싶습니다. 그 목표 자체는 정당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여지가 다분합니다. 포지션에 대한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기획자라면 기획에 있어 목표를 지녀야 할 것이고, 팀장이라면 팀장으로서 역할적 목표를 지녀야 할 것입니다. 목표는 나의 성장을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집단에서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함도 있음을 알아주세요.


최소한의 시작

'가만가만... 이전의 동료들을 잘 만났던 케이스인가?' 그러기엔 너무 일관된 차이, 광고를 하겠다고 들어오는 최근 3~4년과 그 이전의 신입들을 보면 극명하게 구분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3자가 바라봤을 때 상실된 목표입니다. 물론 각자가 지닌 목표는 다 있을 겁니다. 차이는 그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초롱초롱했던 눈빛은 동태눈이 되었고, 속사포로 의견을 내놓았던 입은 얼어버렸습니다. 자기주장을 펼치며 자신을 과시하던 기획자들은 유도하지 않으면 묵비권을 행사합니다. 지금은 친구가 된 디자이너가 당시 대표와 논쟁에서 말했습니다. "대표님, 저 디자이너예요."


이제는 어느덧 후배를 끌어줘야 하는 위치에서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를 비롯해 고여버린 윗물들도 스스로 자정작용을 해야겠지만, 아랫물이라고 항상 맑은 건 아닙니다. 어쩌면 아랫물이라 더 웅덩이를 조심해야 합니다. 잘못된 점을 비판하는 사람에게 꼰대라고 비난하며 스스로 성장의 문을 굳세게 닫지 마세요. 노력은 낡은 것이라고 비꼬며 요행을 바라지 마세요. 목표가 있다면 넘칠 만큼 어필하고 그에 부합하는 행동을 보여주세요. 목표를 갖는 거야 말로 자가발전의 첫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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