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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빽지 Dec 30. 2020

효율은 어디에?

광고기획자의 회의감 : ⑤ 사소함

효과가 도착지라면 효율은 도착지로 가는 다양한 길이겠죠. 상황마다 중요시되는 효율은 다릅니다. 혼자 하느냐 여럿이서 하느냐, 이 매체를 쓸 것이냐 버릴 것이냐, 황금 같은 주말에 글을 쓸 것이냐 평일 재택근무를 하면서 여유가 있을 때마다 글을 쓸 것이냐. 성과. 즉, 무엇이 더 득이 될까를 따집니다.


무수히 많은 효율적 선택과 판단 중 가장 큰 전제가 되는 어미 효율이 있습니다. 직간접적 피해 최소화입니다. 좀 더 풀이하면 '대화'와 '시간'이며,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빨리빨리'입니다. 지극히 평범한 한국인 특성이죠.


트러블의 불씨는 누적된 사소함에서 점차 위협적인 재난으로 바뀐다는 걸 다들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이를 해결 역할로서 작용하는 것이 '대화'이며, 보수 역할로서 작용하는 것이 '시간'입니다.


대화

우리는 크게 입과 텍스트라는 2가지 출력 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입은 가공되지는 못하지만 빠르고 임팩트가 있습니다. 텍스트는 감정은 없지만 기록을 남길 수 있죠. 상황에 따라 이 두 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셔야 합니다.


'월요일까지 1월 아이디어안 만들자' 이는 준비의 개념이 들어갔기에 텍스트로 기록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시점이 생각나지 않아도 다시 찾아볼 수 있고, 잊은 사람에게 혼꾸녕을 낼 때 팩트로 조지기에도 좋습니다.


'벌써 오후다! 늦었어!' 이는 강조의 개념이 들어갔기에 자극을 줄 수 있는 입과 입으로 대화하는 것이 좋습니다. 한 일에 모두가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리와 가공이 필요한 텍스트보다 전달이 빠르며 적당한 긴장감을 줄 수 있습니다. 상황마다 고려해야 하는 대화는 서로 간의 텐션을 일정한 수준으로 맞추고 공동의 이해력을 높여줍니다.


광고회사는 단순히 생각하면 일을 대신해주는 역할이지만, 브랜드의 매출과 직결되는 최전선인 소비자와 대화를 하는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개인이 브랜드라 생각하며 상황을 바라봐야 합니다. 이런 생각에서 다소 아쉬운 부분은 내부적으로 대화의 2가지 장치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분명 사람이 일을 하고 있는데 타이핑 소리만이 회사라는 공간을 가득 채웁니다. 가끔 대화라도 한답시고 자리에서 말하면, 말하는 사람이나 듣는 사람이나 얼굴 마주 보며 대화한다는 것 자체가 어색합니다. 회의실이라도 들어가면 상황은 더욱 가관이죠. 대화의 단절은 살아가는 현 세상의 모습이기 때문에 잘못되었다 꼬집기에도 이제는'다른 것'으로 통용되고 있어 애매한 부분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최근에 대화 스킬이 뛰어난 친구들을 찾는 것이 어렵습니다. 자신의 입으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지 못하는데, 혹은 그 행위 자체를 귀찮아하고 회피하는데 과연 소비자에게 말을 걸 수 있을까요?


시간

대화가 능수능란한 팀은 대체로 여유롭습니다. 누구는 여러 번에 화도 내면서 끝내는 일을 한 번에 끝내기 때문이죠. 정각 퇴근이 도착지인 효과라면 대화란 고효율 최단 루트를 통해 도달합니다. 왜 저 팀은 항상 일찍 갈까? 일이 없나?라고 생각하기보다 어떤 식으로 일하고 있는지를 유심히 살펴보세요. 왜 항상 남보다 더 늦게 퇴근해야만 했던 이유를 알아차리실 겁니다.


대화가 잘 오고 가는 팀은 시간도 많기에 대체로 많은 일들을 방어해 낼 수 있습니다. 혹시 빠진 게 없나 한번 더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잘못 전달된 것이 있으면 바로잡기에도 넉넉한 시간이죠. 내일 해도 되는 일을 미리 준비할 수도 있죠. 뭐 가끔은 티타임을 즐길 수도 있을 겁니다. 시간에 쫓기는 것이 아닌 시간을 원하는 대로 활용하게 됩니다.


남용에 주의할 것

하루에 쏟을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되어 있습니다.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는 왜 항상 같은 옷을 입냐는 질문에 선택 하나하나가 쌓이면 피로와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불필요한 것을 최대한 줄이고 중요한 것에 에너지를 쏟기 위함이죠.


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적 대화는 기분을 전환시켜 주기도 하지만 집중을 방해하는 요소입니다. 신세 한탄은 부정적 감정이 들어 무기력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불필요한 대화로 에너지를 갉아먹으면 시간에도 영향을 받아 또다시 쫓기는 입장이 됩니다.


내가 하고 있는 대화가 업무에 있어 필요한 대화이며 생산성을 높이는 대화인지 남의 에너지까지 갉아먹는 대화인지,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는지 남용하고 있는지 체크해 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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