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카타
취해있다. 아쉬움에 가득 찬 마음이 쉽게 가시지 않을 것 같아서였다. '아니야. 그냥 더 있자. 뭐라도 되겠지'라는 마음을 억누르고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달려가고 있다. 여행을 마치는 순간을 생각하지 못하고 지냈던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단지 순간을 즐기려고 애썼고, 다행히 그런 시간을 가져왔다. 모든 순간은 아니지만 행복했고 좋은 사람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그게 이렇게 마지막 날 아쉬움으로 치환될 줄은 몰랐다.
이제 나는 태국, 방콕으로 돌아간다. 사실 내일도 인도에 있어야 했지만 티켓을 찢고 한 주를 당겨 여기를 떠나는 것이다. 표면적인 이유는 서울에서 날아온 친구를 방콕에서 만나 함께 한동안 마지막 파티를 즐기는 것이다. 내면적인 이유는, 모르겠다. 더 오래 머무를 수 있긴 했지만, 아니, 더 머무르고 싶지만. 다른 마음 한켠에는 '충분하다'는 생각도 들어서. 여행이 항상 그런 거 아닐까. 후회하고, 결정하고, 또 후회하는 것. 손으로 잡을 수 없는 갠지스 강물처럼 내 마음도 그런 거라고. 그래. 그러려니, 하고 여겨야겠다 싶다. 좋은 여행이었다. 많은 추억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