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하게 살아가기
새로 시작한 일이 잘 되다가도 어느 순간 주춤거릴 때가 있다. 언제부터인지 나는 이런 일이 꼭 일어나기라도 할 것을 알고 있었던 듯 다른 일들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처음에 집중했던 일에서 그 옆의 일로 시선을 옮기기도 잘했다. 그게 여태껏 내 삶의 방식이었다. 어떤 이들은 그래서 내가 큰돈을 못 번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뭔가 끝을 볼 때까지 집중할 수 있어야 큰돈을 버는 것 말이다.
그런데 나는 또 이런 생각을 한다.
큰돈을 벌기 위해 내 모든 것을 걸기에는 내가 책임져야 할 주변 사람들이 너무 많다. 그리고 그들에게 최소한의 삶의 여유를 만들어 주기 위해 난 또 이렇게 다른 일 주변에서 서성거린다.
요즘 내가 하는 일을 정리해 보았다.
1. 입/시/공/방을 운영 중이다. 이곳은 중고등 국어 공부를 위한 공간이다.
2. 목동종로학원 예체능반 전담 담임을 맡고 있다. 우연히 담임을 맡았는데 결과가 계속 좋다 보니 2년 만에 그냥 나보고 전담하라고 한다.
3. 배명고등학교 명정반(기숙사) 외부 특강을 기획하고 운영 중이다. 이건 정말 하늘이 내게 준 좋은 선물 같은 수업이다.
4. 내년을 대비하여 '약술논술책'을 집필 중이다. 시중에 없는 콘셉트로 기본 중 기본서가 되도록 기획하고 집필 중이다.
5. 개정 교육과정 관련하여 다양한 모의고사 문제들을 만들고 있다. 과거 출제 경험을 살려하다 보면 나름 재미가 있다.
이 중 우선순위가 계속 바뀌고 있다. 이제 2025년에는 무엇을 가장 중심에 놓아야 할 것인지를 24년의 마지막 주에 고민해 보려고 한다.
누군가에게는 너무 잡다한 일들로 보일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내게는 귀하고 가치 있는 일들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먹이를 건져 올리는 어부의 손과 같이 쩍쩍 갈라지는 내 마음을 위로해 줄 그런 사람들을 살리고 있다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