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고 힘들 때
벌판에 우뚝 솟아
어둠 속에
빛을 잃고
아파하며
그저 있었다.
푸르지도 않았다.
미동도 없었다.
수억 년을
고요한 그림자처럼
그 자리, 그렇게 있어왔다.
뜨거운 여름날
그대로 볼 수만 있다면
계속 걸을 수 있었다.
지친 기다림과
무기력한 환상에도
두 다리로 버티면서
바라본다.
그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