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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노래

배변 훈련 Ⅰ

순수의 상실 시대

by 하늘을 나는 백구

약간의 긴장,

무너지는 의지,

모든 믿음이 산산이 스러진다.


사랑은

오래전 다락방에 구겨 넣은 욕망,

거꾸로 돌아가는 세상의 폭력,

끊임없이 쏟아지는 넋두리.


보이지 않는 목줄에 이끌려

꼬리 흔드는 법을 배웠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세상이 만든 규칙을 지켜가며

성실한 개처럼 살아가자.

적확한 시선으로

세상이 내게 내린 첫 번째 배변 훈련.


그리고

이제 거울 속 남은

순한 눈빛

짖지도 못 하고

복종만을 신봉하는 고한 믿음.


알 수 없는 단절의 의문.

내가 믿었기에 네가 왔는지

네가 와서 내게 믿음이 생겼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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