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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을 나는 백구 Mar 30. 2023

유명한 걸로 유명해지기까지

진짜 유명한 사람이 되려면

  작년 여름 여수를 방문했다. 여러 일정을 소화하고 마지막 날 <이순신 광장>에 모여 있는 맛집 탐방에 나섰다. 그런데 세상에나. 웬만한 집들은 대기 시간이 1시간 30분. 뭐 특산품이나 토속 음식점 얘기가 아니다. 그냥 햄버거를 사는데도 1시간 30분 줄을 서야 했으니 말이다. 그 외에 김밥, 갓버터 관련 빵, 찹쌀떡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간신히 4명의 식구가 각자 맡은 집에서 먹을 거리를 사서는 광장 옆 바닷가 근처에 앉았다. 음식을 펼치면서 나도 모르게 말했다.


  이거 맛만 없어봐라.

  그런데, 큰일이다. 정말 맛이 그저 그랬다. 맛이 없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1시간 30분을 서서 기다리다 먹어야할 만큼의 맛은 분명 아니었다. 그때 큰 아이가 한 얘기다.


  요즘은 유명한 걸로 유명한 집이 유명해요!

  그렇구나! 유명하다는 것을 홍보해서 유명해 진 집이라니.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인가 제품의 품질이 아니라 홍보에 의해 성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맛을 평가하는 일부터 블로그에 올라온 다양한 상품평에 이르기까지 뭐 하나 홍보 아닌 게 없다. 그러니 진짜 유명해 지려면 유명하다고 홍보를 해야하는가보다.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사람 입장에서 씁쓸하지 않을 수 없다. 강사 가운데서도 유명하다고 홍보해서 유명해 지는 사람들이 더러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반대로 내가 정말 좋은 수업과 양질의 자료를 가지고 있는데 아무도 몰라서 초야에 묻혀지는 것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이유에서 오늘부터 나도 유명한 사람이 되기로 했다. 그래서 유명한 걸로 유명해진 유명 강사가 되기로 마음 먹었는데. 입에서 유명하다는 말이 안 떨어지니 유명해 지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닌가 보다. 하루에 10번씩 아침마다 외치기로 했다.


  안녕! 나는 강병길이야. 유명한 걸로 유명해 진 유명한 사람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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