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딸아, 내일의 너희에게 보내는 서른세 번째 편지
사랑하는 아들과 딸에게.
오늘은 아빠의 가슴 속에 가득 차오른 '감사'와 '새로운 다짐'에 대해 이야기하려 한다.
1. "감사합니다" 그 한마디의 기적
드디어 병원에서 엄마의 최종 치료 방향이 결정되었단다. 너희도 알다시피 엄마의 간에 자란 악성 종양의 위치와 모양이 너무 좋지 않아, 우리는 수술이 불가능할까 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의 입에서 "수술합시다"라는 말이 떨어지는 순간, 아빠는 그 자리에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만 되뇔 수밖에 없었어. 그토록 간절히 바라던 수술이 가능하다는 것, 싸워볼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더구나.
물론 앞으로 힘든 수술과 치료 과정이 남았지만, 아빠는 두렵지 않다. 이 감사의 마음을 연료 삼아 우리는 반드시 이겨낼 것이고, 엄마와 함께 더 단단해진 미래로 나아갈 거니까.
2. 이기주의자들을 보며 찾은 '옳은 길'
엄마의 아픔은 아빠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깊은 고민을 안겨주었단다. 최근 아빠가 엄마의 간호를 위해 학원에 잠시 업무 조정을 부탁했던 일, 기억하니? 그런데 돌아온 대답은 위로가 아닌, '월급을 줄 수 없다'는 차가운 통보였지.
그들을 보며 화가 나기보다는 측은한 생각이 들더구나. 사람의 도리보다 눈앞의 푼돈을 먼저 계산하는 그들은, 이익을 좇는 사업가조차 되지 못하는 '사악한 이기주의자들'일 뿐이었어.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들의 그런 모습 덕분에 아빠는 정신이 번쩍 들었단다.
"나는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내 인생의 마지막은 사람 냄새 나는 곳, 가치 있는 곳에서 불태워야지."
3. 다시, 학교로 향하는 떨림과 확신
그래서 아빠는 결심했단다. 내 인생의 마지막 일터를 '학교'로 정하기로 말이야. 입시 실적보다는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며 가슴 뛰던 그 시절로 돌아가기로 했다.
요즘 매일 기간제 교사 모집 공고를 보며 지원서를 쓰고 있어. 솔직히 고백하자면, 아빠 마음속에 불안함이 아주 없지는 않다. 직장 생활의 절반 이상을 학원 강사로 치열하게 살아온 나의 이력이 학교 입장에서는 오히려 부담스럽지 않을까, 내가 과연 다시 잘 스며들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든단다.
하지만 아빠는 믿기로 했다. 이 모든 과정은 하나님이 결정해 주신 일이며, 그분은 나를 가장 옳은 길로 인도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야.
4. 모든 것은 계획된 축복이다
엄마에게 찾아온 시련도, 그로 인해 내가 겪은 학원에서의 부당함도, 그리고 다시 학교로 눈을 돌리게 된 이 모든 과정이... 어쩌면 우연이 아니라 우리를 더 좋은 곳으로 이끄시는 신의 계획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 가족을 더 단단하게 묶어주고, 아빠를 더 가치 있는 삶의 현장으로 부르시는 큰 그림이라고 믿고 싶구나.
사랑하는 아들과 딸아.
이제 아빠는 혼자가 아니라 너희와 함께 이 새로운 삶을 만들어가고 싶다. 엄마의 회복을 위한 기도도, 아빠의 새로운 도전을 위한 응원도 우리 함께하자.
우리는 올바른 길로 가고 있으니, 두려워 말고 벅차게 걸어가자꾸나.
너희와 함께여서 용기 낼 수 있는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