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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을 나는 백구 May 28. 2023

그렇고 그런 세상

그렇고 그런 사람들

  옆을 돌아보면 그렇고 그런 사람 뿐이다. 그렇고 그렇지만 그렇지 않은 듯이 그런 표정을 짓고 있는 그렇고 그런 사람 뿐이다. 나 또한 그렇고 그런 사람 중 하나다. 그렇고 그렇지만 과거엔 그렇고 그렇지만은 않았다면서 그렇고 그렇지 않았던 옛날을 그리워하며 그렇고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그렇고 그렇게 살지 않으려면 많은 것을 내려 놓아야 하지만 그렇고 그렇지 않은 사람과 함께가 아니어서 그렇게 살고 있다고 변명하고 있다.


   요즘 들어 50이 넘으면 꼭 봐야하는 '그렇고 그런 얘기'라든지, 50이 넘어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사람의 그렇고 그런 특징' 이라든지, 50 넘어 '돈을 버는 사람들의 그렇고 그런 공통점'이라는 키워드가 자꾸 눈에 보인다. 아마도 그런 기사나 자료를 나도 모르게 자꾸만 클릭했나보다. 그런 글을 클릭하는 것보다 나를 계발하기 위한 무엇엔가 투자하는 게 훨씬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본다. 


  이번 주는 유난히 행복했다. 복권을 사고 '만약 당첨된다면' 이러 저러한 걸 해야지 하는 상상을 하면서 보냈기 때문이다. 그러다 너무 일찍 당첨 번호를 조회해 버렸다는 걸 알게 된 순간 난 또 그렇고 그런 생각에 빠져 들고 말았다. 


  그렇고 그렇게 사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해 본다. 세상에는 그렇고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특별한 사람보다 많으니 그래서 세상도 그렇고 그렇게 잘도 흘러가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 이유로 비오는 아침에 그렇고 그런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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