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늘을 나는 백구 Oct 08. 2023

수군수군

언제 어디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면 어디든 수군대는 자들이 있다. 때로는 상대방이 수군대는 줄 알도록 수군대지만 그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때로는 상대방에게 우리 수군댄다고 큰 소리로 말하지만 역시 그 내용은 알 수가 없다. 때로는 남들 모르게 수군댄다. 수군수군

수군대는 사람들은 수군대면서 과시한다. 자신들이 수군댈만한 정보라도 가진 것처럼. 그리고 수군대면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그리고 그걸 가지고 수군댄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수군대는 이야기에는 별반 중요한 게 없다. 다만 수군대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중요한 일일 뿐. 그런데도 계속 수군대는 이유는 그래야 살 것 같기 때문일 게다. 수군대지 않으면 존재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할 테니.

사람은 변한다. 성격도 변하고 외모도 변하고 말투도 변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게 하나 있다. 예나 지금이나 성품은 변하지 않는다. 나이 들어 알게 된 사실이지만 지금까지 내게 과하다 싶을 정도로 고개를 숙인 사람들 가운데 나를 두고 수군대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내게 무릎이라도 꿇을 것처럼 바짝 엎드리던 사람 가운데 나를 두고 수군대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그러므로 나와 똑바로 눈을 마주치면서 지나치게 나를 위하는 척하지 않으면서 함께 살아갈 사람이 필요하다. 그런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평가의 계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