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확인
학교에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웃음이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웃음에는 웃겨서 나오는 깔깔깔 웃음, 행복하고 기쁠 때 나도 모르게 나오는 함박웃음 그리고 사랑하는 이를 보면 짓게 되는 아름다운 미소도 있지만 내가 주로 아이들과 대화하며 얻는 웃음은 어이가 없어 나오는 실소인듯 하다.
학교에서는 학생이 특별한 이유없이 결석을 하게 되면 이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로 연락하고 이것이 지속되면 가정방문을 해야한다. 우리반 학생 중에는 가정적인 여러 상황으로 인해 밤낮으로 알바를 하는 친구가 있는데 졸업을 앞둔 요즘 부쩍 결석이 늘고 있다. 나는 그 아이에게 네가 나오지 않으면 내가 너의 집에 찾아가겠다는 안내와 반 압박을 가하였다.
그러한 대화를 하던 중 선생님이 오시면 식사 준비를 해놓겠다는 아이의 너스레를 듣게 되었다.
“선생님이 오시면 60점 밥상을 차려 놓을게요~”
나는 다시 아이에게 되물었다.
“뭐라고? 60점짜리 밥상을 준비한다고?”
아이는 대답했다.
“선생님 오시면 반찬 많이 준비 하겠다구요~~”
아뿔싸 그렇구나, 나는 깨달았다. 한식에서 상다리가 휘게 나올때 몇 첩 반상이 나왔다는 표현을 쓰는데 그걸 잘못 알아듣고 60점 밥상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었구나.
나는 어이가 없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였지만 학교 점심에 1식 4찬이 나오는데 60개나 반찬을 준비하겠다는 아이의 대답이 한편 고맙게도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OO야~ 선생님가면 60점짜리 말고 적어도 80점짜리 밥상은 줘야 하지 않겠니?”
물론 내가 밥을 얻어 먹을 일은 없겠지만, 아이와 이런 대화를 하며 아이의 생사유무를 확인하고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하지만 나는 이러한 아이들의 모습도 사랑스럽다. 아직까지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