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보러너의 2일차일기.
가을. 러닝의 계절이다.
제법 시원해진 공기와 바람이 나를 뛰게 만든다.
습습후후. 2일차 러너의 일기시작-
고작 러닝 2일차에 이런 말을 하는 게 맞나 싶지만,.... 러닝을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올해는 나에게 터닝포인트되는 일들이 참 많다.
일도, 운동도, 환경적응도.
아무튼, 어제 스트레칭을 꼼꼼히 하고 잔 덕분에 오늘은 생각보다 몸이 안 힘들었다.
5시가 넘어 흐렸던 하늘이 맑아지길래
‘아, 뛰어야겠다.’
어제보다 더 가벼운 마음으로 러닝목표를 4km로 정한 뒤 달렸다.
적당히 갠 하늘, 비에 젖은 풀냄새, 땅의 감촉, 여러 크기의 새들이 날아가고, 나무가 흔들리고, 강물이 번지는 걸 보는 게 너무 행복했다.
3.5km를 돌파해 갈 즈음..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몸이 이상한가 싶었지만 4km가 눈앞이라 ‘습습 후후’를 반복하며 끝까지 달렸다.
천천히 걸으며 숨을 고르고 몸을 푸는데, 소름이 돋던 몸이 갑자기 뜨거워지면서 등줄기를 타고 온몸이 불타는 느낌이 났다.
그 열기가 지나가고 나니까 시야가 열리고, 알 수 없는 자신감이, 뿌듯함이 확 차오르면서 날아갈 듯 가벼운 느낌이 들었다.
숨을 계속 고르며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는데 보름달을 향해 가는 달의 원형이 눈에 또렷이 들어왔다.
그 시간의 하늘은 보랏빛에 분홍빛이 살짝 가미된 오묘한 색.
뭐든 할 수 있겠다는 마음, 그냥 지금 나의 일과 상황들은 다 아무것도 아니라는 마음이 들면서 차분해졌다.
‘뭐지… 이런 기분에 달리나 싶고…’
이 와중에 운동기록을 보니 심박수가 194.
러너스 하이가 이런 걸까.
계속 달려보자.
오늘의 감각을 잊지 않으려고 우다다 기록해 본다.
그리고, 지금 이 계절이야말로 달리기 가장 좋은 날이 아닌가 싶다. 가을은 또 가을대로 좋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