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보러너의 일기
아무래도 <운동> 게시판을 따로 만들어야 할 것 같다.
운동을 시작하고 나서 새로운 감각이 열린 느낌이라,
생각할 거리도 많아지고 매일 더 건강해지는 것 같아 자연스럽게 글이 나온다.
토요일에 첫 러닝을 시작하고,
일요일에도 러닝을 했다가 나름의 러너스하이를 맛본 나.
초보자가 매일 러닝을 하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어서
월요일 하루는 푹 쉬어주기로 했다. 마침 종일 비가 내리기도 했다.
가벼운 스트레칭 정도.
오늘은 화요일, 긴 연휴도 끝이 보인다.
연휴답게 점심은 라면을 먹고, 가을맞이 청소를 좀 하면서
일몰 무렵에 뛰러 나가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그 사이 비는 조용히 내리기 시작, 아무것도 모르고 준비하고 나갔다가 도로 집에 들어왔다.
망설이다가, 무슨 용기로 무작정 나가 보기로 한다.
적당히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뛰는 건 어떨까, 갑자기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즉흥 좋아함)
좋아하는 달리기 코스는 가는 데만 30분이라
그냥 동네에 300미터 남짓 되는 작은 트랙을 돌기로 한다.
초반엔 비가 미스트 뿌리듯 흩어지며 내렸는데,
그 모습이 바람이 안 불 땐 차분히 떨어지다가
바람결엔 회오리치며 떨어지는 듯 보였다.
안개비는 소나기가 되었다가 다시 그쳤다가 오락가락했다.
나에게 부딪혀 오는 물방울들, 바람, 나의 숨.
하루 쉬었다고 더 가벼워진 다리로 착착 트랙을 달리는 기분이 무척 좋았다.
몸이 풀려가며 시야가 열리고, 개운해지는 그 기분.
비 때문에 몸이 젖는다는 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은은한 미디엄 템포의 음악들이 내 리듬을 만들어주고…
그래도 난 초보니까 욕심내지 않고 3km를 뛰었다.
우중러닝, 정말 매력 있네.
비가 와서 아무도 없는 적막한 트랙을 달리며,
그 순간을 내가 다 소유한 듯한 기분이었다.
그 시간을 오롯이 즐기는 일.
아, 비 오는 날 운동을 한 스스로를 칭찬하며
곧장 1.4km 정도를 더 달려나갔다. (이때 몸이 왜 더 가벼운건데..ㅋㅋ)
버거킹에서 갓 나온 치킨버거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는데,
너무 행복해… 치킨버거에서 김이 모락모락.
집으로 돌아와서는 스트레칭하며 몸을 다독이고,
따뜻한 물에 샤워를 했다.
이 여운이 가시기 전에 글로 잡아둔다.
꿀잠 자겠네.